美코인베이스 상장 스토리…빗썸의 미래될까[2024 도전④]
"상장 통해 확보한 신뢰로 사업 확장 이뤄야"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편집자주] 우리 국민들이 가상화폐 혹은 코인이라 불리는 가상자산을 처음으로 알게 된 시기는 언제일까. 그 시점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에 가상화폐거래소가 처음으로 생긴 것은 10년 전이다. 그때쯤 초기 가상화폐거래소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거래소가 생기면서 코인은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대표적으로 비트코인의 가격은 '제로'에서 8000만원을 넘기도 했다. 10년간 그 어떤 자산도 이에 미치지 못했다. 지금도 이런 변화는 진행 중이다. 그런데 가상화폐를 둘러싼 인프라는 10년간 어땠을까. 국내 첫 가상화폐거래소의 기업공개(IPO)는 의미가 있다. 그만큼 거래소의 투명성을 높여, 거래소는 물론 코인시장 자체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첫 가상화폐거래소 기업공개(IPO)를 도전하는 빗썸에 '코인베이스'는 좋은 표본이다. 가상화폐거래소로서 최초로 나스닥 상장을 이뤘기 때문이다. 비주류였던 가상자산을 처음으로 주류 금융 시장에 진출시킨 '코인베이스의 현재'는 '빗썸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2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3년 만에 IPO를 재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상장한 사례를 살피고 있다. 상장 시점부터 상장 형태, 상장 이후 과제 등까지 코인베이스가 걸어온 길을 통해 향후 IPO 과정을 미리 짐작할 수 있어서다.
해외 첫 가상화폐거래소 상장
상장 형태는 '직상장'을 택했다. 직상장은 투자자에게 직접 주식을 매도해 상장하는 형태로, 빗썸이 주관사를 통해 준비 중인 IPO와는 다른 방식이다. 코인베이스는 추가 투자금 모집이 필요 없다는 판단하에 IPO 대신 직상장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성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상장 첫날 328달러(42만원)의 시초가를 형성하면서 준거가인 250달러(32만원)를 30% 이상 상회했다. 최고가 기준 시가총액은 1120억달러(147조원)로, 예상 시가총액이었던 653억달러(85조7000억원)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나스닥 입성 대표 비결은 가상자산 호황기다. 입성 시점인 2021년 4월은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양적 완화로 '자산 버블 시대'가 찾아오면서 가상자산이 강세를 띠던 때다. 이에 가상자산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인 코인베이스에도 호시절이 찾아올 것이란 기대감이 쏟아졌다.
실제로 코인베이스 2021년 1분기 매출은 18억달러(2조3409억원)로 전년 대비 약 9배 성장했다. 같은 시기 순이익은 7억6500만달러(9948억원)로 전년 연간 순이익(3억2200만달러)대비 2배 뛰었다. 앞서 2020년 부진했던 가상자산 가격이 2021년 들어 폭등하면서 회사 실적 또한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이다. 매출 대부분이 거래 수수료에서 발생하는 가상화폐거래소 특성상 시장 호황은 상장 매력 요소로 꼽힐 수밖에 없다.
빗썸이 희망하는 상장 시점은 오는 2025년 하반기다. 해당 시기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당장 내년은 낙관적이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와 반감기, 금리인하, 기관 수요 확대 등 대형 호재들이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빗썸이 본격적으로 상장을 준비하는 내년에 가상자산 가격이 크게 뛰어 실적 또한 개선된다면 IPO 시점에서 매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국내 가상자산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점쳐지는 내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커질 것"이라며 "호황을 타고 나스닥에 입성한 코인베이스처럼 빗썸 또한 IPO 준비 과정에서 상승장 덕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빗썸 관계자는 "지난 2020년에도 IPO를 추진했지만, 당시에는 관련 규제도 없었고, 산업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다"며 "지금은 미국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한 사례도 나왔고,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등 관련 규제가 마련되는 등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상장 이후 과제는
고강도 규제가 대표적이다. 증시 입성은 경쟁력을 인정받은 사건인 동시에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고강도 규제를 받게 됨을 의미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기존 비상장 가상화폐거래소들과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실제로 코인베이스 경쟁사로 꼽히는 바이낸스는 규제에서 자유로운 점을 토대로 마진거래와 가상자산 선물 상품 등 하이리스크-하이리턴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익을 극대화했다.
이에 결국 상장을 통해 확보한 시장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 확장을 이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기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를 넘어 B2B(기업 간 거래)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거래 수수료 외 비투자 상품을 고도화하는 것이 상장 이후 생존 전략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코인베이스 역시 현재 규제 당국이 합리적으로 보는 선에서 비투자 가상자산 서비스를 개발·제공하고 있다. 비투자 상품에는 ▲비트코인 담보 대출 상품 ▲스테이킹 ▲자산 리스팅 ▲커머스 등이 있다.
국내 가상자산 리서치 기업 임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 시대를 맞아 기관투자자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은 예견된 일"이라며 "이때 코인베이스와 같이 증시 상장사이자 규제 친화적인 이미지를 지닌 가상화폐거래소는 분명 강점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B2C로는 비투자 상품의 영향력을 늘리고 B2B로는 기관 투자를 끌어오는 전략으로 비즈니스 고도화에 나서면 상장 이후 사업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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