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우리 곁을 떠난 사진작가 어윈 올라프

김창길 기자 2023. 12. 2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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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 Portrait 01, 2012> 작품 옆에서 포즈를 취한 어윈 올라프. /공근혜갤러리 제공

선천성 폐질환을 앓던 네덜란드 사진작가 어윈 올라프가 2023년 9월 20일 우리 곁을 떠났다. 코로나19 펜데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스튜디오가 아닌 야외 현장에서 연출 사진을 찍었던 작가였기에 안타까움은 더했다.

저널리즘을 전공한 어윈 올라프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으며 사진에 입문했다. 암스테르담의 성소수자들에 대한 기록이었다. 작가로서의 경력을 쌓았을 때도 소외된 인물들에 대한 관심은 지속됐다. 동성애, 흑인 누드 등 금기의 몸을 다뤘던 미국 사진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와 견줄만한 인물 사진들을 남겼다. 연출 사진의 표현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2012년 공근혜갤러리가 한국에 <Keyhole> 연작을 소개하며 알려졌다. 코로나19를 테마로 다룬 <만우절>(April fool 2020)은 2021년 대구사진비엔날레의 서막을 장식했다. 전염병으로 폐쇄에 직면한 도시인을 스스로 연기해 촬영했다. 지난해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어윈 올라프: 완전한 순간-불완전한 세계>는 11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던 대규모 개인 사진전이었다. 올해 봄 한국에 소개된 <Im Wald>는 대자연의 웅장함을 카메라에 담은 작품들이다. 코로나19를 이겨낸 어윈 올라프가 산소 호흡기를 착용하고 고지대인 알프스에서도 촬영했던 사진들이다.

모국인 네덜란드는 그에게 황금사자 기사작위 훈장과 오렌지 명예 훈장을 수여했다. 국립미술관인 라익스뮤지엄에서 네덜란드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그림 11점과 그의 사진을 나란히 거는 <12 X 어윈 올라프> 사진전이 2019년에 열렸다. 램브란트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사진작가였다. 폐 이식 수술을 받은 지 일주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64세.

어윈 올라프의 장례식 /공근혜갤러리 제공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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