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조직개편 키워드"….부회장직 없애고 슬림화 속도

이정필 기자 2023. 12.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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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비판에 부회장 폐지 수순, 하나 이어 KB도 따라갈 전망
그룹별 조직 통폐합 방점, 회장 교체시기 따라 인사폭은 엇갈려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연말연초 그룹 경영진과 임직원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당국에서 비판한 부회장직을 폐지하고 조직을 통폐합해 간소화하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28일 금융권과 각사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부회장 직제를 마무리하고 부문 임원 체제를 도입했다. 부문 임원 체제로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면서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기존 부회장 3명 중 이은형 부회장은 그룹ESG부문 글로벌부문 브랜드부문을, 강성묵 부회장은 그룹손님가치부문을 담당한다. 박성호 부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난다.

하나금융은 그룹ESG부문 산하에 상생금융지원 전담팀을 신설했다.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사업 분야별로 추진 중인 상생금융 업무를 통합 관리하기 위해 기업그룹 내 상생금융센터를 설치했다. 상생금융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자영업자·소상공인·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9명 전원의 연임을 결정했다. 신한투자증권 김상태 사장과 신한자산운용 조재민 사장은 임기 2년을 부여했다.

신한캐피탈 정운진, 제주은행 박우혁, 신한저축은행 이희수, 신한DS 조경선, 신한펀드파트너스 정지호, 신한리츠운용 김지욱, 신한벤처투자 이동현 대표는 1년 연장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CEO가 단기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중장기 관점에서 과감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교체보다는 연임 의사결정을 통해 책임경영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기존 신한지주의 11개 부문은 ▲전략 ▲재무 ▲운영 ▲소비자보호 4개 부문으로 통합했다. 지주회사 경영진은 10명에서 6명으로 축소했다.

이인균 그룹운영부문장, 방동권 리스크관리파트장, 박현주 소비자보호파트장은 연임한다. 천상영 그룹재무부문장, 김준환 디지털파트장, 김지온 감사파트장은 신규 선임됐다.


우리금융지주는 부사장, 전무, 상무로 나뉘었던 임원 직위체계를 부사장으로 일원화했다. 임원 이동은 부문장 1명만 교체하는 소폭으로 단행하면서 대대적인 변화보다 조직 안정화를 택했다.

지주 임원은 대거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기존 미래사업추진부문을 성장지원부문으로 재편했다. 신임 성장지원부문장에는 이번에 승진한 송윤홍 부사장이 올랐다. 김건호 미래사업추진부문장은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의 지주사 경영방침인 ▲전략 수립 ▲시너지 창출 ▲조직문화 혁신에 따라 조직 슬림화와 핀셋형 개편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부행장, 부행장보로 나뉘었던 임원 직위체계를 부행장으로 통합했다.


9년 만에 회장이 바뀐 KB금융그룹은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8개 계열사 중 6개사 대표의 세대교체를 택했다.

신임 대표이사로는 ▲KB증권 WM부문 이홍구 ▲KB손해보험 구본욱 ▲KB자산운용 김영성 ▲KB캐피탈 빈중일 ▲KB부동산신탁 성채현 ▲KB저축은행 서혜자 등 6명이 이름을 올렸다. KB증권 IB부문, KB국민카드, KB인베스트먼트는 각각 김성현, 이창권, 김종필 현 대표이사가 연임한다.

이어지는 조직개편과 임원인사에서는 부회장직 유지 여부에 업계 관심이 모인다. KB금융은 지난달 양종희 부회장이 회장으로 올라가고, 허인 부회장과 이동철 부회장이 사임하면서 현재 부회장 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금융당국이 부회장 체제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 만큼, 하나금융과 같이 직제 폐지 수순으로 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부회장 제도를 마련해 운영하는 금융지주가 있는데, 과거 특정 회장이 셀프 연임하는 것보다 훨씬 진일보한 건 맞다는 점에서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그 제도가 내부에서 폐쇄적으로 운영돼 시대정신에 필요한 신임 발탁과 외부 경쟁자 물색을 차단한다는 부작용도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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