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저지른 짓이 히틀러보다 덜한가”···에르도안 ‘맹비난’에 네타냐후 “쿠르드족 학살” 응수
네타냐후 “쿠르드족 학살…설교 말라” 응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을 ‘히틀러’에 빗대며 맹비난하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튀르키예의 ‘쿠르드족 학살’을 거론하며 “우리에게 설교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27일(현지시간) 에르도안 대통령은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자지구에서 2만명 이상 숨진 것을 거론하며 “네타냐후가 저지른 짓이 히틀러보다 덜한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곳에 나치 수용소가 보이지 않나”라며 “당신들은 히틀러를 비판하지만, 당신들이 히틀러와 다른 것이 무언가”라고 따져 물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네타냐후 총리를 가리켜 “그는 히틀러보다 풍요로우며 모든 지원은 서방과 미국에서 나온다”면서 “그들은 2만명이 넘는 가자지구 주민을 살해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내고 “쿠르드족 학살을 자행하고, 자신의 통치에 반대하는 언론인을 투옥한 것으로 세계 기록을 보유한 에르도안은 우리에게 도덕성을 설교할 자격이 없다”고 맞받았다.
전시 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베니 간츠 전 국방부 장관도 “현실을 노골적으로 왜곡하고 홀로코스트의 기억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는 비열한 학살을 자행한 조직”이라며 “하마스의 위협을 제거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실존적 필요”라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뒤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를 거론하며 이스라엘을 비판해 왔다.
그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이 시작된 이후 언론인 68명이 숨진 것을 거론하며 “수년간 언론 자유에 대해 우리에게 설교해온 기관 중 어느 곳도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전쟁에 대한 서방의 ‘이중 잣대’를 비판하기도 했다.
서방 국가들이 다른 인권 문제에 대해선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강도 높은 군사 작전으로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를 내고 있는 이스라엘은 두둔하는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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