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금융권 ‘PF발 위기’ 확산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2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이른바 ‘F(Finance)4’ 회의 멤버들은 전날 오후 서울 시내에서 회의를 열고 태영건설 워크아웃 가능성 및 그에 따르는 부동산 PF 현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F4’ 회의는 일요일에 열리는데 이번에는 크리스마스 휴일로 인해 하루 연기됐다.
‘F4’ 논의에 건설사 자금 조달 관련 안건이 올라간 건 그만큼 현재 건설사 유동성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시앙’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유명한 태영건설은 올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순위 16위의 중견급 종합건설업체로, 지난해부터 건설원가 상승과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보증한 PF 대출 잔액은 9월 말 기준 4조4100억원이며 민자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을 위한 PF 대출 보증액을 제외한 순수 부동산 개발 PF 잔액은 3조2000억원에 이른다.
건설사 금융 위기가 태영건설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태영건설의 채권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한 단계 낮추었다. 아울러 한기평은 최근 GS건설, 동부건설, 신세계건설 등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올해 초 시장 유동성 공급과 정부지원책 등으로 다소 완화되었던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올해 하반기로 넘어오면서 금리가 재차 상승하는 등 위기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통계청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2년 소상공인실태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체당 매출액은 2억3400만원으로 4.0%(900만원) 늘었다. 영업이익도 3100만원으로 10.1% 증가했다. 사업체당 영업이익은 예술·스포츠·여가업(138.6%), 숙박·음식점업(41.5%) 등에서 크게 늘었다. 대표적인 대면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많이 늘어난 것이다.
부채를 가진 사업체의 비율은 59.3%로 1년 전보다 0.04%포인트 높아졌다. 10곳 중 6곳은 부채를 보유한 셈이다. 사업체당 부채액은 1억8500만원으로 6.1%(1100만원) 늘었다.
경영애로(복수 응답)를 묻는 질문에는 경쟁 심화(46.6%), 원재료비(39.6%), 상권쇠퇴(37.7%) 순으로 많았다.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원재료비를 꼽는 응답이 60.2%로 가장 많았다. 고물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2.3포인트 상승한 99.5로 조사됐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 지표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 장기 평균치를 기준값(100)으로 이를 상회하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이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8월(103.1)부터 줄곧 하락 행진을 해 오다 5개월 만에 오름세를 기록했다. 한은은 물가 상승 폭 둔화, 미국 연준의 긴축 종료 기대, 수출 경기 호전 등에 힘입어 소비자심리지수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12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3.2%로 지난해 4월(3.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의 향후 1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7월 4.7%까지 치솟았다 점차 하락해 올해 7월 3.3%, 10월 3.4% 등으로 횡보해 왔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 주요 품목으로는 최근 인상 기조를 보이는 공공요금(65.2%)이 가장 많이 지목됐다. 이어 농·축·수산물(43.5%), 석유류제품(25.3%) 등 순이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여전히 농산물과 가공식품, 외식서비스 등 물가가 높은 수준이고, 공공요금 인상도 잠재 변수”라며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