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우주시대] ① 늦출 수 없는 '한국판 나사' 우주항공청
연말연초 우주항공청법 국회 통과하면 내년 개청 가능
[※ 편집자 주 = 여야 정쟁으로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우주항공청 특별법) 국회 통과가 늦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우주 시대를 선도할 우주항공청 출범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입니다. 우주항공청 특별법 제정에 앞서 법 제정 의미와 우주항공청을 발판으로 우주경제 중심지로 도약하려는 경남도 청사진, 우주항공청 예정지 사천시 준비 상황을 3편으로 나눠 송고합니다.]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957년 옛 소련은 인류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우주로 쏘아 올렸다.
당시 전 세계에서 과학기술이 가장 앞섰다고 자부한 미국은 큰 충격을 받았다.
미국은 우주개발에서 소련을 따라잡고자 대통령 직속 기구로 항공우주국(NASA·이하 나사)을 설립했다.
나사가 1969년 '아폴로 11호'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사람을 태워 달에 보내는 데 성공하면서 미국은 '스푸트니크 쇼크'에서 벗어났다.
정부가 지난 4월 국회에 제출한 우주항공청 특별법은 대한민국판 '나사' 역할을 할 우주항공청 설립을 골자로 한 법안이다.
우주항공청 설치·운영에 필요한 가장 기본법이다.
우리나라 우주 시대를 이끌 우주항공청 개청은 윤석열 정부 국정 과제 중 하나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11월 달 탐사용 우리나라 독자 발사체로 달 착륙, 우주항공청 개청 등을 담은 우주경제 로드맵을 직접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5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으로 위성 기술, 발사체 기술을 동시에 가진 세계 7번째 국가가 됐다.
그러나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우주 선진국과 비교하면 기술력이 뒤진다.
전 세계 우주경제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하다.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격차를 줄이고 우주경제 비전을 조속히 실현하려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우주항공청 설립이 필요하다고 정부는 강조한다.
여야 정쟁으로 인해 지난 9월 1일부터 12월 9일까지 100일간 이어진 정기국회 기간 우주항공청 특별법 국회 통과는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정치권이 내년 1월 9일까지 이어지는 임시국회 회기 중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처리하면 개청 준비기간을 거쳐 이르면 2024년 상반기 우주항공청 출범이 가능하다고 정부는 판단한다.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규정하는 우주항공청 지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소속 중앙행정기관이다.
우주항공 관련 정책 수립·조정, 우주항공 분야 연구개발·핵심기술 확보, 우주자원의 개발·활용, 우주항공산업 육성·진흥, 우주항공 관련 민군(民軍) 협력·국제협력, 우주항공 분야 인재 육성 등이 우주항공청 소관 업무다.
여기에다 천문현상과 우주환경 관측·연구, 태양 흑점·지구자기장 등 우주환경 변화로 발생하는 재난, 우주공간에 있는 우주물체 추락·충돌 등 우주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사업까지 우주항공청 사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여러 정부 기관이 가진 우주항공분야 정책, 사업, 평가 기능이 우주항공청으로 넘어간다.
미국 나사는 워싱턴DC 본부를 중심으로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지구관측·우주망원경 관리), 케네디 우주센터(우주선 발사시설), 제트추진연구소(무인 탐사선 연구), 존슨 우주센터(유인 우주계획 총괄) 등 우주 분야 여러 산하기관을 총괄한다.
나사 선례를 쫓아 우주항공청 역시 항공우주연구원, 천문연구원 등 우주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사업별 센터를 산하에 둘 가능성이 높다.
지난 10월 초 우주항공 벤치마킹에 나서 나사 본부와 고다드 우주센터를 방문한 박완수 경남지사도 "나사가 우주경제와 관련한 모든 것을 총괄하고 그것을 효율적이라고 여긴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우주항공청이 연구개발을 포함해 항공우주 분야 총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주항공청 특별법은 우주항공청을 어디에 둘지 규정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우주항공 연구기능은 항공우주연구원, 천문연구원이 있는 대전시에, 생산기능은 우리나라 유일한 항공기 제작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사천시)과 한국형 발사체(KSLV) 엔진·추진기관을 만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창원시)가 위치한 경남에 몰려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우주항공기업이 밀집한 경남은 우주항공산업 지역별 생산액, 기업 수, 종사자 수가 전국 1위다.
윤석열 대통령은 20대 대선 때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공장이 있는 사천시에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시 2022년 5월 사천시에 우주항공청을 신설하는 내용을 110개 국정과제에 포함하면서 사천시가 우주항공청 예정지로 사실상 결정됐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산업, 균형발전 측면에서 경남과 사천시에 우주항공청이 들어서는 것에 흔들림이 없다"고 누누이 강조한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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