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2023]막힌 혈 '펑 '뚫은 충북…"이젠 도약의 시대"

이병찬 2023. 12.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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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내륙법 제정…새 국토 개발 의제 자리매김
청주시청사 논란 매듭…자원순환세 신설은 무산
[청주=뉴시스] 이병찬 기자 = 충북 민관정이 28일 국회 앞에서 중부내륙법안 연내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사진=충북도 제공) 2023.11.28.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충북이 중부내륙연계지역지원특별법(중부내륙법) 제정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규제와 저발전에 신음해 온 지역의 '중첩규제' 굴레를 벗어내기 위한 시도였다.

들불처럼 번진 규제 완화 요구 목소리는 2023년 내내 도내 11개 시·군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여야 갈등으로 인한 국회 파행으로 연내 제정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으나 지역 민관정의 정치권 압박과 호소, 107만명 서명부 작성 등에 힘입어 사실상 '패스트트랙'에 오르면서 연내 입법이 성사됐다.

이 법 제정은 충북도가 꼽은 올해 최대 성과다. 수변구역 행위제한 완화 등 환경과 국토 분야 특례 조항이 담당 부처의 반대로 상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삭제되기는 했으나 규제 완화의 기둥을 세웠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중부내륙이 1970~1980년대 동해안 시대, 1990년 이후 서해안 시대에 이은 새로운 국토 개발 의제로 자리매김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김영환 지사는 "내년 1월부터 미반영 조항을 포함하는 법 개정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가 이 개정안을 22대 총선 공약으로 채택하면 법 개정에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충북선철도 고속화사업 기본계획 고시, 청주공항 민항 슬롯 확대, 의료비후불제 안착, 청남대의 파격 변신 등도 민선 8기 충북도정 2년 차 주요 성과로 기록됐다.

그러나 김 지사의 부적절한 처신과 발언에서 비롯된 논란이 연중 계속 이어지면서 도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친일파 논란, 제천 산불 중 술자리 논란, 오송 지하차도 참사 부실대응 논란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충북도청 안팎에서는 규탄 시위가 잇따랐다.

이를 계기로 지난 8월14일부터 120일 동안 사상 첫 충북지사 주민소환 서명운동이 벌어졌으나 주민투표 시행 요건(유권자의 10%)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났다. 이후 도는 '대통합'을 선언하면서 일부 지역 언론 등을 상대로 제기했던 고소고발을 모두 취하했다.

◇9년 만에 청주시청사 건립 논란 매듭

청주시는 2014년 7월 옛 청원군과의 행정구역 통합 후 9년 만에 신청사 건립 문제를 매듭지었다. 존치하기로 했던 옛 본관동을 왜색 논란 끝에 철거했고, 청주병원과의 퇴거 갈등도 자진 이전으로 마무리했다.

오송 K-바이오스퀘어 조성, 오창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오송 바이오의약품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 충청권 광역철도 청주도심 통과 확정, 국가철도클러스터 오송 유치 성과를 이뤄냈다.

17년 만에 청주 시내버스 노선을 전면 개편하기도 했다. 간선·지선 체계 도입, 중복노선 통·폐합, 신규 개발지역 노선 신설, 읍면 지역 콜버스 대체를 통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였다는 게 청주시의 설명이다.

지난 7월 24명의 사상자를 낸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역대급 수해는 씻지 못할 상처로 남았다.

◇충주 바이오헬스 국가산업단지가 최종 승인

충주시는 올해 바이오헬스 국가산업단지가 최종 승인과 함께 1조5000억여원의 투자유치로 지역경제 도약의 기반을 다진 한 해였다.

2029년까지 국비 5190억원을 투입해 첨단 바이오산업과 정밀의료산업 융복합 클러스터로 조성되는 국가산단은 7500억원의 경제유발 효과와 4000여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충북 최초 민간 전문 연구기관 '고등기술연구원' 충청캠퍼스를 유치했고, 중부권 최대 화물공영차고지 조성으로 일자리 창출 등의 성과도 얻었다.

중부내륙선 KTX 충주~판교 구간이 개통으로 충주시민의 수도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고, 지역 주민의 숙원이었던 충북선 철도 달천 구간 선형 개선도 현실화했다.

◇1조5300억원의 투자유치 제천, 고려인 이주 본격화

올해 제천시는 투자 유치와 스포츠마케팅 성과가 빛났다.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 투자심리 위축에도 민선 8기 1조5300억원의 투자유치 성과를 냈고, 적극적인 스포츠마케팅으로 크고 작은 50개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면서 880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창출했다.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7일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3가 옛 청주시청 본관동이 철거를 앞두고 있다. 2023.03.07. jsh0128@newsis.com

인구 감소 대응 정책으로 추진한 고려인들의 제천 이주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0월 국내 거주 고려인 18가구(50명)이 이주를 마쳤고, 5가구(12명)가 이주를 결정했다. 시는 내년 법무부 비자특례지역 지정을 통해 해외 고려인 이주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제천시의회는 예결위원회 자리를 놓고 의원 간 법정 다툼을 벌이는가 하면, 김수완 의원은 음주운전으로 출석정지 30일 등 징계를 받아 도내 지방의원 의정비 지급 제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관광산업 지속 성장…자원순환세 법제화 아쉬움

단양군은 전국 최초 레이크파크 수상스포츠 대회, 한여름 수상썸머 페스티벌 개최 등 항공을 비롯해 수상레포츠까지 스포츠 레저 관광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를 냈다.

특히 2009년 설립된 관광관리공단 조직을 정비해 올해 출범한 단양관광공사는 지역 10개 관광사업장을 통합 운영하며 관광활성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다만 자원순환세 법제화는 21대 국회에서 법안 발의가 이뤄지지 않아 내년 총선 이후에나 다시 논의하게 됐다.

고교 학습권 침해 논란을 빚었던 양방산 케이블카 건설사업은 민간사업자인 소노인터내셔널 컨소시엄이 사업 추진을 포기하면서 결국 좌초했다. 군은 노선을 바꿔 관광 케이블카 건설사업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5만 넘긴 옥천 디지털 관광주민증 호평

지난해 말 전국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도입한 옥천군은 1년 만에 관광 주민 5만명을 넘기는 성과를 달성했다.

12월 현재 군 인구 4만9000명을 훌쩍 넘어선 디지털 관광주민증 활성화 전략은 효과적이었다는 평이다. 이 성과로 2023 한국관광 데이터랩 우수 활용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군은 10월30일을 '옥천 관광주민의 날'로 정했다.

올해 초부터 거론된 대청호 상류 골프방 조성 사업은 찬·반 여론이 갈려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옥천군은 도내 11개 시·군 중 유일하게 골프장이 없는 지역이지만, 반대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골프장 반대 대책위원회 구성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골머리 영동 고령자 공동 목욕탕 해결

영동군은 스마트팜, 힐링관광지 조성을 위한 지방소멸 대응기금 확보와 세일즈에 주력했다. 그 결과 2024년 지방소멸대응기금 평가에서 도내 유일 A등급을 받는 성과를 따내고, 대형 유통업체와 협약을 체결하는 등 스마트팜 단지 조성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난계국악축제·대한민국 와인축제가 문화체육관광부의 '로컬 100선'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주민 편의를 위해 조성한 고령자복지주택 공동목욕탕이 법적 문제로 1년여간 방치되면서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다행히 법제처가 노인여가복지시설로 전환해 운영하라는 대안을 제시하면서 내년 초 문을 열 수 있게 됐다.

◇축사 거리 규제 완화 충북 첫 주민조례발안 무산

보은군은 민선 8기 출범 후 올해 각종 공모사업에 참여해 지난해보다 18건 많은 46건이 선정되는 실적을 거뒀다. 총사업비는 1324억원으로 농촌협약사업 380억원, 일자리연계형 지원주택사업 169억원, 공공임대형지식산업센터사업 150억원 등 굵직한 사업이 포함됐다.

군이 외부 재원 확보를 위해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사업 당위성 확보와 중앙부처 협조체계 구축 등에 노력한 결과다.

보은군 축사 제한 거리 완화를 요구한 충북 첫 주민조례발안은 아쉽게도 무산됐다. 도로로부터 축사 거리 제한을 30m에서 15m로 완화하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여론 조사와 주민 의견 수렴에서 반대론이 우세해 결국 부결됐다.

[음성=뉴시스] 강신욱 기자 = 충북도와 음성군, 디에스테크노가 29일 충북도청에서 투자협약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영환 충북도지사, 안학준 디에스테크노 대표이사, 조병옥 음성군수. (사진=음성군 제공) 2023.11.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GRDP 1위 음성군, 시 승격 채비

‘2030 시 승격’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음성군은 올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음성군이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척도를 하나 꼽는다면,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다.

음성군 1인당 GRDP는 9153만원으로 도내 11개 시·군 가운데 1위를 찍었다. 10조원을 돌파한 투자유치 실적도 주목된다.

고용지표 3개 부문 석권(일자리대상 평가 '공시제 부문' 전국 1위 등), 인구 유입을 위한 주거 기반 확대 등도 핵심 성과로 꼽을 수 있다.

◇개청 20년 증평, 11개월째 인구 증가

증평군은 올해 군 개청 20주년을 맞았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인구가 증가했다. 출산 증가율도 도내 11개 지자체 중 가장 높았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한 고향사랑 기부제 기부금 1억원을 도내에선 가장 먼저 돌파해 성공 모델로 주목받았다. 증평군은 작지만 강력한 지자체라는 정체성을 굳혀가고 있다.

군이 미래 먹거리 핵심으로 꼽은 B·I·G(바이오, 반도체, 2차전지) 지역전략산업의 기반도 착실히 다진 한 해였다.

◇진천군 투자유치 8년 연속 1조 달성

진천군은 투자유치 8년 연속 1조원 달성의 결실을 거뒀다. 11년 연속 1인 지역내총생산(GRDP) 도내 상위권 기록도 이어갔다.

경제주체의 볼륨이 커지면서 군 재정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군은 '600억원 지방소득세 시대'를 열었다. 군이 거둔 지방소득세는 11월 말 기준 611억 원이다. 단일 회계연도에 600억원을 돌파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충북도민체전에서 종합 준우승을 차지해 원정경기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리면서 내년 진천에서 열리는 63회 도민체전의 성공 개최 기대감도 높였다.

◇가축 질병 없는 청정 괴산 유지

괴산군은 올해 단 한 건의 가축 질병도 발생하지 않은 청정지역을 유지했다.

충북 최초로 공공형 계절근로자 운영센터 가동으로 농가 인력난 해소와 11년 연속 국가브랜드 친환경유기농업도시 부문 대상을 받았다.

‘자연특별시 괴산’ 도시브랜드와 ‘청정괴산 자연울림’ 농특산물 공동브랜드 개발로 지역 정체성 확립에도 이바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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