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첼시 플라워쇼' 금상 받은 한국 작품, 왕실 별장에 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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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대표 정원·원예 박람회인 '첼시 플라워쇼'에서 찰스 3세 국왕의 관심을 받으며 금상을 수상한 한국 작품이 왕실 별장에 보존된다.
황지해 작가는 28일 첼시 플라워쇼에 선보인 5m 높이 '지리산 약초 건조탑'이 찰스 3세의 샌드링엄 영지에 설치된다고 밝혔다.
황 작가는 이후 한영 수교 140주년 등을 기념해 약초 건조탑 기증 의향을 전했고 찰스 3세 측에서 기꺼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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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 관계 중시·한국 생태관 공감 의미…한국 식물에도 관심"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대표 정원·원예 박람회인 '첼시 플라워쇼'에서 찰스 3세 국왕의 관심을 받으며 금상을 수상한 한국 작품이 왕실 별장에 보존된다.
황지해 작가는 28일 첼시 플라워쇼에 선보인 5m 높이 '지리산 약초 건조탑'이 찰스 3세의 샌드링엄 영지에 설치된다고 밝혔다.
황 작가는 약초 건조탑은 이달 초 영지 내 수목원으로 옮겨졌고, 3월께 황토 마감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약초 건조탑은 스코틀랜드 출신 장인이 자연 채취한 점토, 짚, 모래, 말똥 등을 사용해서 한국과 영국의 전통적 방식을 활용해 제작한 것이다.
내부엔 가시오가피, 오미자 등 한국의 산약초가 매달려 있고 차를 마실 공간이 마련돼있다.
황 작가는 지난 5월 첼시 플라워쇼에서 지리산 동남쪽 약초군락을 모티브로 한 정원 '백만년 전으로부터 온 편지'로 쇼 가든 부문 금상을 거머쥐었다.
출품작은 토종 식물과 바위 등으로 지리산의 야성적 모습을 재현한 것으로, 지리산 약초 건조장을 참고해 만든 탑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당시 찰스 3세는 첼시 플라워쇼를 찾아 쇼 가든 출품작 12개 중 3개만 둘러봤는데 그중에서도 황 작가의 작품을 가장 먼저 찾았다.
찰스 3세는 예정과 달리 정원과 탑 안까지 들어가 보고 황 작가의 제안에 포옹까지 해서 상당히 화제가 됐으며 BBC에서도 총 20분 넘게 다뤄졌다. 왕실 인사들이 악수 이외의 신체 접촉을 하는 일은 흔치 않다.
황 작가는 이후 한영 수교 140주년 등을 기념해 약초 건조탑 기증 의향을 전했고 찰스 3세 측에서 기꺼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영국 동부 노퍽주 해안가에 자리 잡은 샌드링엄 영지는 찰스 3세가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사후 물려받은 사유지다. 총 80㎢에 달하는 방대한 규모로 1908년부터 일반에도 공개됐다.
여왕은 주로 이곳에서 겨울을 났으며 성탄절에는 왕실 일가가 모두 모이곤 했다.
올해도 찰스 3세 부부와 윌리엄 왕세자 가족 등이 샌드링엄에서 성탄절 예배를 보고 점심을 함께했다.
황 작가는 "찰스 3세로부터 개인적으로 의미가 큰 장소에서 약초 건조탑이 새롭고 지속 가능한 목적을 찾게 됐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찰스 3세는 첼시 플라워쇼에 여러 차례 직접 출전할 정도의 정원 분야 전문가이고 오래전부터 생태 환경과 자연 보호와 관련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최근엔 샌드링엄에 생물 다양성과 자연주의 식목에 관한 비전을 담은 정원을 만들었다.
찰스 3세는 황 작가 작품 속의 한국 식물에 관해서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작가는 "평소 한국 등 아시아 식물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약초 건조탑을 왕실 별장에 설치하는 것은 한영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지리산과 한국 산야가 가진 저력과 한국의 생태관에 공감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황 작가는 2025년 첼시 플라워쇼에는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와 함께 멸종 위기 식물을 주제로 한 작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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