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 통해 부쩍 성장한 김주원·김형준, 내년에 한 발 더 도약할까 [MK초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3. 12. 28.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두 차례의 국제대회를 통해 부쩍 큰 김주원과 김형준(이상 NC 다이노스)이 내년 시즌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NC는 올 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막 전 양의지(두산 베어스), 노진혁(롯데 자이언츠), 원종현(키움 히어로즈) 등 주축 선수들이 자유계약(FA)으로 이탈하며 유력한 꼴찌 후보로 꼽혔지만, 이러한 예상을 비웃듯 최종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렇듯 NC가 선전을 펼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었다. 먼저 슈퍼 에이스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가 20승 6패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을 작성하며 선발진을 이끌었다. 사령탑 강인권 감독의 뛰어난 지도력은 NC를 원 팀으로 만들었으며, 손아섭과 박민우, 박건우 등 베테랑들이 보여준 리더십도 상승세를 가속화시켰다.

올해 부쩍 성장한 김주원. 사진=김영구 기자
국가대표의 경험은 김형준을 한 뼘 더 성장시켰다. 사진=천정환 기자
여기에 또 하나의 값진 수확도 있었다. 그것은 바로 김주원과 김형준의 가파른 성장세. 특히 두 선수는 나란히 올해 펼쳐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23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김주원은 2021년 2차 1라운드 전체 6번으로 NC에 지명된 우투양타 내야 자원이다. 주로 유격수로 출전하는 그는 지난해까지 타율 0.230(439타수 101안타) 15홈런 63타점을 작성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2022시즌에는 10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보내며 타고난 장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노진혁이 롯데로 떠나며, 올해 주전 유격수로 시즌을 시작한 김주원. 그러던 도중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6월 월간 타율 0.200에 그쳤으며, 7월에는 0.191까지 추락했다. 총 30차례의 실책을 범하며 이 부문 최다 1위의 불명예도 안았다. 10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작성한 것이 위안이었다. 올 시즌 최종성적은 127경기 출전에 타율 0.233(403타수 94안타) 10홈런 54타점 15도루였다.

그랬던 김주원에게 지난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펼쳐진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큰 터닝포인트가 됐다. 슈퍼라운드 중국전과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모두 결승타를 기록하며 류중일 감독이 이끌었던 대표팀의 우승을 견인했다. 6경기에 모두 출격했고, 2홈런으로 대회 홈런 1위에도 올랐다.

항저우에서의 경험은 김주원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어진 포스트시즌에서 그는 한층 날카로워진 타격을 선보였으며, 여유있고 안정적인 수비로 NC 내야진을 굳게 지켰다. 특히 백미는 KT위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9회말. 당시 김주원은 NC가 3-2로 근소히 앞서던 2사 만루에서 오윤석의 안타성 타구를 유려한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내 그대로 경기를 매조지었다. 이 같은 김주원의 활약을 앞세운 NC는 아쉽게 한국시리즈에는 도달하지 못했으나, 올해 가을야구 6연승 및 2020 한국시리즈 4차전 포함 포스트시즌 9연승을 달렸다. 이는 1987~1988년 해태 타이거즈가 두 시즌에 걸쳐 작성했던 가을야구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었다.

포스트시즌 도중 “(아시안게임에서) 큰 경기를 먼저 하고 오니 덜 떨리는 것 같다”고 자신의 선전 비결에 대해 설명한 김주원. 그는 시즌 후 진행된 APBC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견고한 수비와 더불어 타율 0.429(14타수 6안타) 2타점을 작성했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은 김주원은 대회 후 조직위원회가 선정하는 포지션별 최우수선수에 오르는 영예도 안았다.

김주원이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오윤석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김형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홈런을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지난 2018년 2차 1라운드 전체 9번으로 NC의 지명을 받은 뒤 2023시즌까지 185경기에서 타율 0.229(332타수 76안타) 11홈런 35타점을 올린 김형준 역시 국제무대 경험을 통해 분명히 한 단계 성장했다. 지난해 및 올 시즌에는 잦은 부상에 시달리기도 했으나, 아시안게임에서 주전 포수로 투수들을 잘 이끌며 한국의 우승에 기여했다. 아시안게임 기간 NC는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대회 후 만났던 NC 관계자는 “(좌완투수) 김영규와 김주원 등 모든 선수들이 빠진 것이 아쉽지만, 특히 김형준의 빈 자리가 이렇게 클 줄 몰랐다”고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가을야구에서도 김형준의 활약은 이어졌다.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SSG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와 KT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타격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안정적인 리드로 투수들을 잘 이끌었다. 포스트시즌 기간 도중 강인권 감독이 “높이 평가를 하고 있다. 젊은 선수고 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투수들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면서 이끌어 가는 모습을 봤을 때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로 보여진다. 지금도 충분히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고 박수를 아끼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존재감이었다.

이후 그는 APBC에서도 대표팀의 주전 안방마님 자리를 꿰찼다. 4경기 모두 주전으로 포수 마스크를 썼으며, 일본과의 예선전에서는 오카바야시 유키와 코조노 카이토의 도루 시도를 모두 저지했다. 이런 그를 두고 이나바 아츠노리 일본 감독은 “한국 포수(김형준)의 핸들링과 스로잉이 훌륭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올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김주원과 김형준. 그러나 강인권 감독은 만족하지 않고 더 발전할 것을 요구했다. 지속적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수비의 핵심인 센터 라인(포수-유격수-2루수-중견수)의 존재가 매우 중요한데, 각각 유격수, 포수를 맡고 있는 김주원(아시안게임 병역 특례)과 김형준(상무)은 모두 군 문제를 해결했고, 향후 10년 간 팀의 핵심 전력으로 활약할 재목임을 증명한 까닭이다.

강 감독은 지난달 말 진행된 CAMP 1(NC의 마무리 캠프) 당시 “올해 자리를 잡았던 선수들이 조금 더 성장해야 한다. 새로운 인물들을 찾기보다는 김주원, 김형준 등이 더 발전해야 한다. 김형준은 시즌 막바지에 와서 자기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며 “NC가 향후 지속적 강팀으로 갈 수 있느냐, (상승세가) 한 시즌으로 머무느냐의 여부는 (서호철과 더불어) 김주원, 김형준 등이 어떻게 성장하느냐에 달려 있다. 내년시즌이 정말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과연 김주원과 김형준은 이러한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해 한 발 더 도약하며 NC를 꾸준한 강팀으로 만들 수 있을까.

김주원의 성장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강인권 감독은 김형준에 대해 굳은 신뢰를 가지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