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논의에도…결국 해넘기는 '카드 수수료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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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수료율 산정의 근거가 되는 '적격비용' 현실화 방안의 연내 발표가 물 건너갔다.
카드업계에선 당장 내년 적격비용 재산정 작업 시기가 도래하는데 내년 총선 등 정치 이슈에 밀려 다시금 카드 수수료율이 내려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주도하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TF'는 아직 개선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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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TF운영만 2년했지만…이해관계자 등 많아 쉽게 결정 못해
수수료율 인하할까 전전긍긍…"비정상적인 제도, 폐지가 답"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카드 수수료율 산정의 근거가 되는 ‘적격비용’ 현실화 방안의 연내 발표가 물 건너갔다. 금융당국이 2년 넘게 태스크포스팀(TF)를 꾸려 현장의견만 청취했지 이렇다 할 개선안을 내놓지 못한 채 ‘개점휴업’이다. 카드업계에선 당장 내년 적격비용 재산정 작업 시기가 도래하는데 내년 총선 등 정치 이슈에 밀려 다시금 카드 수수료율이 내려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적격비용이란 일종의 카드 수수료 원가를 의미한다. 적격비용 재산정은 지난 2012년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마다 적격비용을 확인하고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제도다.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 일반관리비, 결제대행사(VAN) 수수료 등 카드결제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고려해 수수료율을 재조정하는 제도다. 그러나 제도 도입 이후 수수료율 상승 결정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적격비용 재산정 작업은 취지와는 다르게 매번 카드 수수료 인하로 이어졌다. 소상공인 부담 경감 등의 이유로 여러 차례 인하되면서 2007년 4.5%에 달했던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은 현재 0.5~1.5%까지 떨어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수수료 체계 개편 방안 발표가 임박할 때마다 다들 어려우니 감내해야 한다는 일방적인 인하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특히 재산정 주기와 대선·총선 등 정치 이벤트가 겹치면 인하 폭이 더 커졌다. 내년 회계 적용도 있기 때문에 내년 초까지 가이드라인이라도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 수수료를 둘러싼 금융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TF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결정 을 둘러싸고 이해관계자가 워낙 많은데다 정무적 판단도 필요해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산정 주기보다는 카드사의 고비용구조 개선, 새로운 먹거리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가 업계뿐 아니라 소상공인, 정치권의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탓에 정상화 단계를 밟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0년 넘게 이어져 온 제도가 효과를 볼 수 없다면 ‘폐지가 답’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신용학회장)는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가 시장 논리에 맞게끔 운영되지 못하고 정치 논리에 따라 결정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적격비용이 카드 수수료 원가를 공개하는 개념이어서 동일기능을 하는 빅테크의 수수료에도 이를 적용해야 한다. 은행권에서 진행하고 있는 ‘비교경쟁 시스템’처럼 원가를 밝히도록 하고 제도를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은실 (yes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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