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화룡점정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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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북조시대 양나라에 그리기 실력이 출중한 '장승요'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사찰이 장승요의 실력을 높이 사서 절 벽에 용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장승요는 용 그림을 그렸고 뛰어난 솜씨에 모두 감탄했다.
챗GPT 출시 1년 후 인공지능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많은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하지만 장승요의 용처럼 종종 마무리가 되지 않거나 핵심이 없는 상태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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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용 그림에는 눈이 없었다. 사람들이 왜 용의 눈이 없는지를 물어보니 용에 눈을 그려 넣으면 용이 하늘로 날아갈 것이라고 답했다. 사람들이 믿지 않고 재촉하자 하나의 용에 눈동자를 그려 넣으니 바로 하늘로 올라갔다.
이는 '화룡점정'이라는 고사성어의 유래이며 현대 인공지능의 역할과 한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챗GPT 출시 1년 후 인공지능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많은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하지만 장승요의 용처럼 종종 마무리가 되지 않거나 핵심이 없는 상태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인공지능이 과거 지식에 있어서 어떤 인간보다 많이 알고 기억하고 있지만 직관, 감성 및 창의성 면에선 취약하기 때문이다. 요청자의 감정까지 감안하지 않아 답은 늘 2%쯤 부족하게 느껴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앞으로 우리는 용의 몸을 세세하게 그리는 일은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생기를 불어넣는 눈을 그리는 것만으로 용 그림을 훌륭하게 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
오픈AI가 발표한 GPTs라는 서비스를 통해서 이 같은 방향성을 명확하게 판단해 볼 수 있다. 누구나 각자 자신의 글, 강연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정보를 입력하면 각자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글을 생성해준다.
각자의 경험을 무한 생산해 활용하는 것은 눈 없는 용을 계속 만드는 것과 같다. 몸통을 그리지 않아도 되는 만큼 눈을 정교하게 그리는 것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는 초기에는 기술을 먼저 습득하고 활용하는 것이 경쟁력 우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빠른 시간 내 보편화돼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동안 인터넷과 IT 기술 변화에서 이미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인공지능 시대에는 보편화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속성 자체가 앞선 인터넷이나 IT기술보다 인간 친화적인 까닭이다. 지금은 초기 국면이라 챗GPT를 좀 더 잘 활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확실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의 발달 속도를 보면 그 차이는 금방 줄어들 것이다.
GPT를 이용해서 수없이 많은 용을 그려내는 것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GPT가 그려준 용에 어떻게 눈을 그려 넣으면 더 멋진 용이 될지 고민하고 연습해야 한다. 필자도 GPT의 도움을 받아서 글을 쓰지만 더 많이 쓰기보단 더 좋은 글을 생산하기 위해서 활용하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는 '양'보다는 '질'이 먼저인 세상이다.
이학무 미래에셋벤처투자 벤처캐피탈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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