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뇌관 된 ‘부동산 PF’… 건설사 줄도산·제2금융권 위기 확산 우려
건설사 2곳 중 1곳 ‘잠재적 부실’
이자도 못내는 중소형사 더 문제
영세한 하청업체 연쇄 붕괴 우려
건설사 위기 금융권에 전이 전망
연체율 높은 제2금융권 공포 확산
“최악 땐 최대 15조원 손실” 경고도
자금난에 빠진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신청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 경제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가 경제위기의 뇌관이 될 경우 건설사들의 줄도산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할 경우 건설업계 전반으로 타격이 확산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가 등에서는 이미 태영건설의 이름과 함께 PF 부실 위험이 거론되는 기업 리스트가 돌고 있는 상황이라 PF를 포함한 건설 분야 자금 전체가 묶일 가능성이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지방 중소형 건설사들이 태영건설보다 훨씬 위험한 상황에 몰려 있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경우 부동산 자산 등을 처분하거나 모기업의 도움을 받아 버틸 수 있지만, 중소형 건설사들은 이미 이자도 내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건설사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자금을 빌려준 금융권은 ‘좌불안석’ 형국이다. 특히 은행과 같은 제1금융권이 아닌 저축은행·캐피털·증권사와 같은 제2금융권에서 위기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전체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134조3000억원, 연체율은 2.42%였다. 이 중 은행과 보험의 대출잔액이 각각 44조2000억원, 43조3000억원으로 전체의 65%를 차지했는데 연체율은 각각 0%와 1.11%로 낮은 편이었다.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른 금융권으로의 위기 전이가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본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최근 한 세미나에서 현재와 같은 고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전체 브리지론의 30∼50%가 최종 손실로 이뤄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9월 말 기준 대출 만기 연장으로 버틴 브리지론 규모는 30조원 수준으로, 최악의 경우 금융권에서 9조∼15조원의 손실이 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캐피털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회사들에 부정적 시선이 늘어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엠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한 단계 낮췄다. 한국기업평가는 22일 오케이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박세준·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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