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불출마·86운동권 척결'…세대교체 뛰어넘는 정치 승부

김정률 기자 2023. 12.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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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세대교체를 필두로 본격적인 정치개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른바 789세대(70~90년대생) 중심의 비대위를 꾸릴 것이냐는 질문에 "정치가 바뀌어야 하고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국민 열망이 있고 저도 100% 공감한다"면서도 "생물학적 나이를 기준으로 한 세대 포위론이나 세대 교체론이라는 말은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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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정권 심판론'에 운동권 척결로 맞프레임 걸어
나이·지역순 단순 세대 교체 아닌 신념 등 기반으로 할 듯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3.12.2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세대교체를 필두로 본격적인 정치개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지난 26일 취임 일성으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일단 당내에서는 호응이 있는 모습이다. 친윤 핵심으로 불렸던 이철규 의원이 인재영입위원장 사의를 표명하는 등 친윤 핵심들이 2선으로 후퇴하면서 한 위원장의 활동 반경에 여지를 주고 있다.

한 위원장의 불출마 선언과 86운동권 청산은 민주당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민주당의 주장하는 '총선 정권심판론'에 맞서 기득권으로 변질된 운동권 청산으로 맞프레임을 걸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 위원장 스스로 희생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27일 '86운동권 청산'이 나이를 중심으로한 세대교체로 읽히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때로는 세대교체가 필요하지만 기존 정치인과 같이 단순한 나이를 중심으로 한 천편일률적인 교체가 아닌 신념과 사상에 기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전날 국회에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서 불출마 선언이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물음에 "출마하셔야 할 분은 오히려 출마해야 된다"며 "불출마 자체가 어떤 미덕인 건 아니다"라고 했다.

비대위 구성 전 국민의힘 자체를 뒤흔든 친윤·영남권 중진 불출마와 같은 단순한 불출마 압박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른바 789세대(70~90년대생) 중심의 비대위를 꾸릴 것이냐는 질문에 "정치가 바뀌어야 하고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국민 열망이 있고 저도 100% 공감한다"면서도 "생물학적 나이를 기준으로 한 세대 포위론이나 세대 교체론이라는 말은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창호 사범이 10대에 세계를 제패했고 조지 포먼은 제 나이대에 헤비급 챔피언이 됐으며 히치콕 감독은 60세 때 사이코를 만들었다"며 "열정과 동료시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선의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바꿔 나가야 하는 것은 맞지만 세대 포위론, 세대를 나이를 기준으로 갈라치기 하는 것은 누군가에 정략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세상에는 해로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이 지난 26일 취임 일성으로 밝힌 '86운동권 청산'이 세대교체론으로 읽히는 것에 대해 한 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X세대 정치인' 자신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그 지도부를 대비시키는 차별화 전략만으로는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한 장관의 이런 세대교체론이 민주당에 대한 과도한 비판으로 다소 빛을 바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세대교체란 것도 결국 총선 승리를 위한 밑그림인데 기존 정치인과 같은 취지의 발언으로 차별성을 찾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총선때마다 등장하는 '흔한' 세대교체론만으로는 정치적 효과가 없다는 뜻이다.

한 초선 의원은 "여러 고민을 한 것 같다. 자신의 이미지를 극대화 하려는 방향으로 생각한 것 같지만 이는 당내에서 주도권을 잡을 때나 사용하는 게 맞다"며 "비대위원장으로 당 밖에 소구력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세대교체를 이야기를 하면서 민주당을 '나쁜놈'들이라고 이야기하면 지금까지 (국민의힘) 패턴을 넘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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