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부 매니저가 151km 강속구 ‘충격’, "투수 해봐라"…고교 때 외야수 부상 은퇴→매니저 3년→뜻밖의 강속구 “프로 목표”
[OSEN=한용섭 기자] 드라마 같은 실화다. 고교 때 외야수로 뛰다가 팔꿈치 골절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야구가 좋아서 야구부 매니저로 야구와 인연을 계속 이어갔다. 대학도 야구부 매니저로 진학했다. 어느 날 재미삼아 공을 던졌는데, 투수 경험이 없었던 그의 구속이 151km까지 나왔다. 3년 반 만에 다시 선수로 복귀했고, 투수로 프로선수를 꿈꾸고 있다.
일본 매체 ‘4years’는 27일 “도호쿠 후쿠시 대학에 이색 경력을 지닌 드래프트 후보가 등장했다. 최고 구속 153km를 던진 188cm의 우완 투수 고바야시 젠(3학년)이다”라고 전하며 “과거 외야수였는데 부상으로 고교 때 매니저로 전향했고, 대학 야구부에도 매니저로 입부했다. 지난해 11월 놀이삼아 공을 던졌는데 구속 151km로 기록되면서 선수로 복귀했다. 투수 경력 1년의 우완 투수는 프로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이색 사연의 선수를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고바야시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해 중학교까지는 거의 모든 포지션을 뛰었다. 고교 진학 후에는 외야수로 전념했는데, 고교 2학년 가을 오른 팔꿈치 골절 부상을 당했다. 완치까지 6개월이 예상됐다. 고바야시는 “야구를 못하게 되면, 야구부 매니저를 하자고 생각했다”며 야구부 매니저 일을 맡았다고 했다. 연습 때는 타임을 측정하거나, 선수들의 타율 등 데이터를 정리하며 팀을 뒷바라지 했다.
선수로는 은퇴하고, 야구부 매니저 일을 계속했다고 한다. 고바야시는 “강한 대학에서 매니저를 하고 싶었다”고 했고, 고교 감독의 추천을 받아서 희망대로 도호쿠 후쿠시 대학의 매니저로 진학했다.
대학 2학년 지난해 가을, 고바야시 인생에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 전체 훈련이 끝나고, 고바야시가 ‘놀이’로 공을 던졌는데 야구장의 스피드건에 140km가 넘게 찍혔다. “제대로 던지면 더 빠를지도 모른다”며 캐치볼로 어깨를 풀고 나서 던지자 151km의 스피드가 찍힌 것.
고바야시 스스로도 151km 구속에 충격적이었다. 본격적인 투수 경험이 없는데다, 매니저를 하고 있던 약 3년 반 동안 연습이나 트레이닝을 일절 하지 않았다. 체격이 좋다고 해도 갑작스런 강속구에 대해 고바야시 스스로도 놀랐다.
‘매니저 고바야시가 151km를 던졌다’는 얘기는 야구부에 순식간에 퍼졌고, 선수들은 ‘투수를 해봐라’고 권유했다. 고바야시는 “나에게 아직 야구 인생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뻤지만, “매니저로 입부했는데, 선수를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은 입부를 추천해준 고교 감독에게 누를 끼치는 것 같다는 우려도 있었다. 또 내가 매니저를 그만 두면, 동기 매니저 혼자가 된다”고 걱정했다.
고교 때부터 선배였던 기타바타(4학년)의 조언에 결심을 했다. 기타바타는 고바야시에게 "150km를 던지고 싶어도 던질 수 있는 투수는 거의 없다. 재능이니까 야구를 하는 것이 좋다"고 선수로서 재도전을 격려했다. 고교 때 프로의 주목을 받았던 기타바타는 4학년이 되고서 공식 경기에서 처음으로 150km를 던졌다.
야구부 감독도 고바야시에게 선수 복귀 의향을 물었고, 고바야시가 걱정하는 부분을 듣고서는 "그런 것은 관계가 없다. 투수를 했으면 좋겠다"고 힘을 실어줬다. 동기 매니저도 응원을 해줬고, 지난해 11월 고바야시는 선수로 다시 시작했다.
고뱌아시는 선수 등록을 하고서 웨이트트레이닝과 식단에 신경쓰며 체중을 늘렸다. 처음에는 투수 경험이 없어서,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것도 어려웠지만 훈련을 거듭하며 제구력도 조금씩 향상됐다. 동료들에게 포크, 커브, 커터, 투심 등 구종도 습득했다.
메체는 "선수로 복귀하고 1년 동안 대학리그 공식경기에 아직 데뷔는 하지 못했다. 시범경기, 홍백전에서 150km가 넘는 공을 꾸준히 던지며 종종 호투했다. 현재는 변화구도 습득하고 제구력도 향상됐고, 지난 여름에는 개인 최고 구속 153km까지 던졌다"고 전했다.
지난 11월말 고교 OB로서 '그 여름을 되찾아라, 전국 고교야구대회 2020~2023' 대회에 출전해 152km를 던졌다. 그는 "마운드에서 열기를 느꼈고, 환호성을 받는 기쁨을 처음 알았다"고 했다.
고바야시는 "선수와 매니저의 생활을 완전 다르다. 100% 매니저가 더 힘들다. 아침 일찍 시작해서 밤 늦게까지 해야 한다. 청소, 서류 작업 등을 하고 항상 선수를 위해서 시간을 나눈다. 뒤에서 지원하는 고생을 알고, 많은 것을 배웠기에 야구를 할 수 있는 환경에 감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목표로 "리그전 공식 등판, 160km 그리고 프로 드래프트 지명이다. 부족한 것을 찾아서 부족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단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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