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이랑 같이 앉아 스타벅스 커피 한잔…다음달 첫 동반 매장

스타벅스 코리아가 지난 11월 재단장해 연 ‘더북한강R점’. 이곳은 반려동물 친화 매장으로 기획돼 펫 전용 공간이 따로 마련됐다./사진제공=스타벅스 코리아

반려동물 인구가 급증하면서 프랜차이즈 커피 매장의 실내 운영 구조가 바뀔지 주목된다. 업계 1위인 스타벅스가 다음 달 반려동물 동반 취식 매장을 처음 오픈할 계획이고, 경쟁사들도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 신규 매장 출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내년 1월 5일 반려동물 동반 매장인 '구리 갈매 DT점'을 연다. 스타벅스는 반려동물도 취식 공간에 사람과 입장할 수 있는 매장을 열기 위해 지난 6월 대한상공회의소 규제 샌드박스에 신청했고 이번 달 기존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실증 특례를 받았다.

스타벅스가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한 건 현행 식품위생법상 음식점 등에 동물이 출입하려면 반려동물 공간을 따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규제 실증 특례를 받지 않은 채 반려동물과 같은 공간에서 음식을 제조하고 섭취하도록 영업하는 카페는 전부 불법인 셈이다.

이에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등 주요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는 매장 내 취식 공간과 반려동물이 머무는 공간을 분리한 매장을 선보여왔다. 스타벅스가 지난달 재단장해 연 '더북한강R점'도 펫 전용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투썸플레이스는 전국에서 2개, 할리스커피는 5개 매장을 반려동물 공간을 따로 둔 채 운영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스타벅스와 마찬가지로 규제 샌드박스 신청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에 반려동물과 동반 입장이 안 돼서 아쉬워하는 주인들이 같이 출입하면 안 되냐고 많이 요구하고 있다"며 "내년 중으로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구리갈매DT점 이후 고객 반응을 살펴본 뒤 펫 동반 매장 확대를 고려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커피빈도 지난 9월 반려동물 동반 출입 매장 특례를 부여받은 바 있다. 커피빈은 규제 특례가 유지되는 2025년 9월10일까지 전국 매장 중 35곳을 동반 출입 매장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다만 규제 실증 특례로 지정되더라도 2년 동안 운영한 뒤 특례를 한 차례 연장해 최대 4년까지만 영업할 수 있다. 이후 정부가 사업성, 규제 완화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속 운영할 수 있을지 여부를 판단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규제가 완화돼야 실질적인 반려동물 동반 매장이 구현될 것으로 예상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602만가구로 25.4%에 달한다.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셈으로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업계는 동반 매장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를 요구한다.

규제 샌드박스는 심사에서 통보까지 통상 6개월가량 걸리고 최종 승인 및 연장을 위해 각종 지침을 지키고 가축전염병, 식품 위생 문제, 물림 사고 등을 관리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하는 안전관리 예방 조치사항 등도 준수해야 한다.

카페 프랜차이즈사 관계자는 "규제 승인을 받지 않고 운영하는 개인 자영업자도 많지만 프랜차이즈사는 모두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며 "광견병 예방접종 여부 확인, 안전사고 방지 등 챙겨야 할 요소가 많아 아쉽다"고 설명했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