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긴 불안해" 관망세 커진 주택 매매시장

정영희 기자 2023. 12. 28.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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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책 시행으로 꽁꽁 얼었던 주택 시장이 활기를 찾는 듯 했으나 일시적 해프닝에 그쳤다.

28일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매수 관망세가 확대되면서 움직임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간 가격 격차는 커져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올랐다.

지난 10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4월7799가구로 전월 대비 3.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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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12월 KB주택시장리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보합세로 전환되며 가격 하락 지역이 늘었다. 전세 시장의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세사기 불안과 입주물량 부족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사진=뉴스1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책 시행으로 꽁꽁 얼었던 주택 시장이 활기를 찾는 듯 했으나 일시적 해프닝에 그쳤다. 가계부채 감축을 위한 특단의 조치로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이 종료되고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까지 제한되며 매수세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과 경기 주택 가격은 상승 속도가 느려졌고 인천은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전국 시세총액 상위 50개 아파트 상승폭도 두 달 만에 3분의 1로 급감했다.

28일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매수 관망세가 확대되면서 움직임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매매가격이 하락한 지역이 늘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경기 지역은 상승폭이 작아졌으며 인천은 지난 8월 이후 3개월 만에 하락 전환됐다. 5개 광역시는 대부분 낙폭이 확대됐다. 매매가격전망지수는 8월 상승 전망으로 전환된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하락 전망으로 돌아섰다. 수도권에서는 인천 외에 서울과 경기에서도 11월 말 이후 주간 매매가격이 내림세를 보였다. 매수세 변화는 크지 않으나 최근 들어 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고금리 상황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2021년 1월 수준인 약 9억6000만원억원까지 내렸다.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간 가격 격차는 커져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은 올랐다. 5분위 배율이란 매매가격을 5등분해 상위 20% 평균을 하위 20% 평균으로 나눈 값을 의미한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배율은 2021년 1월 6.5에서 지난달 7.4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배율은 같은 기간 2.8에서 3.3으로 각각 상승했다.

지난달 수도권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3% 올랐으며 기타 지방(0.06%)도 2개월 연속 오름세다. ▲고양 덕양구(1.86%) ▲서울 강서구(1.34%) ▲용인 수지(1.24%)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세 가격이 전월 대비 상향 조정됐다. KB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 관계자는 "비아파트 전세사기와 보증금 미반환 이슈가 지속되면서 아파트로 전세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됐다"며 "높은 금리 탓에 매수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감소해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1월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약 2만1000가구로 한 달 전보다 37% 줄었다. 통상 연말에는 주택 공급이 다소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지만 올해는 2만가구 수준까지 감소했다. 향후 3개월 이내 예정된 분양물량은 월 평균 2만5000가구이지만 계획대로 공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전국 청약 경쟁률은 8대 1을 기록했는데 지역별로 청약시장 양극화가 심하게 나타났다. 분양 지역의 시장 상황뿐 아니라
사업장 위치나 분양가도 민감하게 작용하는 데에서 기인한다.

지난 10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4월7799가구로 전월 대비 3.3% 감소했다. 지난해 거래 절벽으로 인한 기저 효과가 나타나면서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48.6% 증가했다. 주택 매매 거래량이 올 들어 다소 회복세를 보였음에도 여전히 과거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거래량 감소는 주택경기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KB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 관계자는 "금리 부담과 주택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인해 매수세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매입자 거주지별 현황을 보면 관할 시도 내 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투자 수요보다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거래시장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5만8299가구로 9월보다 1507가구 빠졌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미분양 아파트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적체 리스크는 다소 완화됐으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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