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란케·보언·왓킨스… 케인 없는 ‘宗家 리그’ 우리가 지킨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무대만 잉글랜드일 뿐 배우(선수)들은 글로벌하다. 세계 최정상급 축구 선수들이 모이는데 외국인 선수 비율은 65% 이상. 이번 시즌에도 브라질 32명, 프랑스 27명, 네덜란드 21명, 포르투갈·스페인 각 20명 등 64국 370여 외국 선수가 뛰고 있다. 손흥민(31) 소속팀 토트넘만 해도 지난 24일 에버턴전에 나선 베스트11 중 잉글랜드 선수는 미드필더 올리버 스킵(23)이 유일했다.
최근 EPL ‘골든부트(득점왕)’ 면면을 살펴봐도 2021-2022시즌 토트넘 손흥민과 리버풀 무함마드 살라흐(31·이집트·이상 23골), 2022-2023시즌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엘링 홀란(23·노르웨이·36골) 등 외국인 선수 일색이었다. 2001년 이후 EPL 골든부트를 차지한 잉글랜드 공격수는 토트넘에서 뛰었던 해리 케인(30·3회)과 레스터 시티 제이미 바디(36·1회)뿐이다.
지난 시즌 30골로 득점 2위를 차지하는 등 EPL 통산 213골을 터뜨린 케인이 이번 시즌을 앞두고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홀란의 EPL 골든부트 2연속 수상을 점치는 이가 많았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사라진 상황에서 예상대로 홀란은 27일 현재 14골로 EPL 득점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2년 전 공동 득점왕에 올랐던 살라흐(12골)와 손흥민(11골)이 분발하는 가운데 잉글랜드 스트라이커들도 골든부트 경쟁에 뛰어들며 케인 없는 EPL에서 ‘축구 종가’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골잡이는 12골로 살라흐와 함께 득점 공동 2위에 올라 있는 도미닉 솔란케(26·본머스)다. 나이리지아 혈통 아버지를 둔 솔란케는 영국 레딩에서 태어나 첼시 유스 팀에서 성장해 조제 모리뉴(60) 감독 시절인 2014년 17세 나이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첼시 데뷔전을 치렀다. 그가 세계적으로 처음 명성을 얻은 무대는 한국. 2017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4골로 잉글랜드 우승을 이끌며 골든볼(대회 MVP)을 받았다.
2019년부터 본머스 유니폼을 입은 솔란케는 2021-2022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29골을 터뜨리며 팀의 1부 승격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엔 EPL 6골에 그쳤지만, 이번 시즌 기량이 만개했다. 지난 24일 노팅엄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그는 27일 풀럼과 벌인 EPL 19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17분 페널티킥을 넣으며 3대0 승리를 도왔다. 솔란케는 요즘 보기 드문 정통 스트라이커로, 187㎝ 큰 키를 활용한 헤더가 일품이다. 스피드와 드리블, 슈팅 능력도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 잉글랜드 대표로 A매치에 한 번 나섰던 솔란케는 올 시즌 활약을 이어간다면 내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케인의 뒤를 받칠 든든한 공격 자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영국 매체들은 최근 “케인을 떠나보낸 토트넘이 솔란케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웨스트햄 윙어 재러드 보언(27·웨스트햄) 역시 올 시즌 상대 팀엔 재앙 같은 존재다. 그는 EPL 최초로 원정 6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는 등 11골로 손흥민과 함께 득점 4위를 달린다. 11골 중 원정에서 넣은 골이 8골. 왼발 킥이 뛰어나고, 돌파가 좋은 보언은 지난해 잉글랜드 대표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9골로 황희찬(울버햄프턴·8골)에 앞서 득점 6위를 달리는 올리 왓킨스(28·애스턴빌라)도 잉글랜드 국적 공격수. 지난 시즌 15골로 득점 7위에 올랐던 그는 이번 시즌에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스피드를 살려 상대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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