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4% 수익률 금리형 ·채권형 ETF, 내년에도 투자할까
주식형 ETF 주춤한 사이… 금리형 245%·채권형 87% 급증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 총액이 올 들어 120조원 규모로 대폭 성장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ETF 순자산 총액은 120조3023억원으로 작년 말 78조5116억원 대비 41조7907억원(53.2%) 급증했다. ETF 숫자도 같은 기간 666개에서 809개로 143개(21.5%) 늘었다. 2002년 3552억원으로 출발한 ETF 시장은 2011년 11월 순자산 10조원을 넘어섰고, 2019년 12월에 50조원을 돌파했다. 올 들어선 100조원과 120조원을 연달아 돌파하면서 급격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
올해 ETF 순자산을 급증하게 만든 일등 공신은 금리형·채권형 ETF다. 금리형이 대부분인 기타 유형 ETF의 순자산은 작년 말 6조92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21일 23조9100억원으로 245% 늘었다. 채권형 ETF도 같은 기간 13조9600억원에서 26조1000억원으로 87% 급증했다. 증시가 흔들리면서 그간 ETF 시장을 주도한 주식형 ETF의 성장이 주춤한 사이 그 자리를 금리형·채권형이 메운 것이다.
◇1조원 이상 불어난 금리·채권형 ETF
올해 순자산 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였다. 지난 6월 8일 상장한 이 ETF는 6개월여 만에 6조4000억원 규모로 급격히 몸집을 불리면서 전체 ETF 순자산 2위까지 올랐다.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의 하루 치 금리 수준을 매일 복리로 반영하는 ETF이다. 작년 11월 말 상장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OFR금리액티브’도 작년 말 3520억원에서 현재 5조원 규모로 4조6700억원 급증했다. 이 ETF는 무위험 투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인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을 좇는 ETF다. 두 상품은 단 하루만 투자해도 수익을 받을 수 있어 대기 자금을 넣어두는 이른바 ‘파킹형’ 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전체 ETF 순자산 1위인 ‘TIGER CD금리투자KIS’도 지난해 말 3조4407억원에서 6조7500억원으로 3조 3000억원쯤 늘었다. 채권형 ETF 중에선 투자자들이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시장 금리 변동에 상관없이 만기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만기 매칭형’ 상품인 ‘KODEX 24-12 은행채(AA+이상)액티브’가 2조5400억원 늘었다. 주로 3개월 이내 단기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와 유사한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ETF인 KB자산운용의 ‘KBSTAR 머니마켓액티브’도 1조5900억원 늘었다. 올해 1조원 이상 순자산이 늘어난 ETF 8개 중에선 금리형이 4개, 채권형이 2개, 주식형이 2개였다.
◇금리·채권형 ETF 인기 계속될까
금리형·채권형 ETF는 올해 내내 고금리 환경이 지속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금리형 ETF의 경우 금리가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서 연 3~4%대의 안정적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었다. 채권형 ETF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인기 요인이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기엔 수익이 커진다.
내년에 금리 인하가 있어도 여전히 고금리 수준이라 금리형 ETF의 매력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아란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금리형 ETF는 여유 자금을 관리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며 “금리형 ETF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형 ETF 투자 방향은 금리 예측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임제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꺾을 만한 재료들이 사라지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면서 “미 국채 10년물을 기준으로 연 3.5% 수준까지 레벨을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3.9%쯤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금리가 일시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 기대와 연준 정책 전망 간의 괴리를 조절하는 과정이 있을 수 있다”며 “내년 1분기 중 소비 지표가 둔화하는 가운데 생산 지표가 반등하는 등 혼재된 지표 속에서 금리 하락세를 되돌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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