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다니듯 물 뿌린다, 드래건 소방관
2m 이상 뜰 수 있는 소방관 로봇
화재 현장서 인간 대신해 진압
하늘을 날아다니는 용이 불 대신 물을 내뿜는다. 용이 지나간 자리는 뜨거운 불길 대신 축축한 물기만 남아 있다. 위험한 화재 현장에서 인간 대신 사방에 물을 뿌리며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드래건 소방관(Dragon Firefighter)’ 로봇이 개발된 것이다.
일본 도호쿠대 연구팀은 건물 화재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진압할 수 있는 4m 길이의 ‘드래건 소방관’ 로봇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로보틱스 앤 AI’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소방관 로봇의 연구 결과를 제한 없이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세계 로봇 공학자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소방관 로봇은 4m 길이의 길쭉한 소방 호스 모양으로, 머리와 몸통 등 8곳에서 고압의 물을 내뿜어 지상 2m 높이로 떠오를 수 있다. 각각의 물줄기는 방향을 제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마치 하늘을 비행하는 것처럼 움직일 수 있다. 소방 호스는 1만4000L 규모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소방차와 연결돼 있다. 호스는 최대 1MPa(메가파스칼)의 압력으로 초당 6.6L의 속도로 물을 뿜을 수 있으며, 호스 끝에는 화재 지점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연구팀은 소방관 로봇의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지난 2021년 일본 후쿠시마에서 열린 ‘월드 로봇 서밋’에 참가했다. 그 결과 로봇이 4m 거리 떨어진 화재 현장에 다가가 머리 부분에서 내뿜는 물로 화재를 진압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연구팀은 로봇이 비행을 준비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로봇 몸통의 튜브가 화재 현장의 열로 인해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 개선했다.
연구팀은 “가장 급한 과제는 로봇의 도달 범위를 4m에서 10m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는 것”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로봇의 고유 기능에 맞춰 효과적인 소방 전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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