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금융권 대출로 건물 지을 자금 마련
부동산 개발이란 땅을 확보해 건물을 지은 뒤 여러 사람에게 분양해 수익을 챙기는 방식이다. 이 방식에서 땅을 확보하거나 건물을 지을 때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라고 한다.
부동산 개발을 추진하는 시행사가 처음부터 목돈을 마련해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려면 ‘담보’나 ‘신용’이 필요한데, PF 대출은 말 그대로 해당 사업(project)의 경제성을 내세워 돈을 빌리는 것이다. 담보가 없기 때문에 대출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는데, 은행보다는 저축은행 같은 제2 금융권이나 증권사에서 PF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PF는 통상 ‘브리지론’과 ‘본(本)PF’ 두 단계로 나뉜다. 브리지론은 건물을 지을 땅을 사들이고, 인허가에 필요한 초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아직 인허가조차 받지 않은 상태로 사업 성공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시행사들이 연 10~20% 안팎의 고금리로 돈을 빌린다. 본격적인 부동산 개발 단계로 넘어가는 ‘중간 다리(bridge)’를 놓는다는 뜻으로 브리지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브리지론으로 땅도 사고, 인허가까지 마친 시행사는 건물을 지을 시공사(건설사)를 정해 공사를 시작한다. 이때 조달하는 돈이 본PF다. 본PF 때는 통상 건설사들이 시공을 맡는 조건으로 보증을 선다. 이 때문에 브리지론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시행사는 본PF로 마련한 돈으로 이자가 비싼 브리지론부터 상환하고, 공사비를 충당한다.
이후 시행사는 건물을 분양하고, 분양이 성공하면 계약금과 입주 때 잔금까지 받아서 PF 대출을 모두 갚는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는 시행사와 건설사 모두 큰돈을 벌고, PF를 일으킨 금융사도 돈 떼일 걱정 없이 원금과 이자를 챙겼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 PF 대출을 갚지 못하는 업체가 급증한다.
지난 정부 때 벌어진 부동산 과열을 식히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부동산 냉각기를 거치게 되면서 직접 PF 대출을 받은 부동산 개발업자나 보증을 선 건설사 등이 신규 사업을 제대로 못 해 부동산 PF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고금리와 급등한 건설비 때문에 착공조차 못 하는 현장들이 많다. 공사를 시작했다가 분양에 실패하면 더 큰 손해를 보기 때문에 공사를 미룬 채 PF 대출 이자를 내면서 버티는 것이다. 통상 브리지론의 만기는 1년 미만, 본PF는 3~5년 정도 된다. 대출을 해준 금융회사들은 만기 때 대출 상환을 못 받으면, 3~6개월 단위로 만기 연장(롤 오버)을 두세 번 정도 해준다. 그래도 상환이 안 되면, 해당 부지를 경·공매로 넘겨 대출금을 회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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