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에 금빛 현판이 보이면 안심해도 돼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어린이 수영장 ‘아이풀’에 다니는 아이들은 손목에 찬 ‘레벨 밴드’를 자랑스러워 한다. 아이풀은 매년 3월과 9월 지진 및 화재 대피 훈련, 6월과 12월 심폐소생술 등 안전 테스트를 통과한 어린이들에게 색깔이 다른 밴드를 선물한다. 어린이들이 최고 등급 무지개색 밴드를 따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안전 의식을 깨우치게 된다는 설명이다. 아이풀은 또한 튜브처럼 물에 뜨는 수영 가방 ‘드라이백’을 자체 제작해 이를 활용한 생존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일로(32) 아이풀 수지점 지점장은 “예전에 수업을 마친 어린이가 거품을 물고 탈진한 일이 있었는데 당황한 직원들이 상황에 맞지 않게 심폐소생술부터 실시했다”며 “이 일을 계기로 전 직원이 적절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사례를 공유하고, 전문가를 초빙해 안전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풀 수지점은 지난달 ‘안전안심 체육시설’ 우수 사례 발표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 대회에선 전문가 심사를 통해 15곳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안전안심 체육시설은 최근 민간 체육 시설이 2021년 5만3941개소에서 작년 6만1705개소로 가파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민간 체육 시설의 자율적인 안전 관리 역량을 높이고 지속적인 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 우수 체육 시설을 인증하고 등급을 부여하는 사업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신청 시설을 대상으로 안전 위생 매뉴얼 작성, 응급 상황 대처 교육 등 4개 분야 21개 미션 수행 점수를 합산해 일정 기준을 통과하면 1~3등급(금·은·동)으로 최종 등급을 매긴다. 안전안심 체육시설에 선정되면 1년 동안 등급별 현판을 달 수 있고, 안전·체육 물품과 현수막, 차량용 자석 등을 지원받는다. 2021년 처음으로 이 사업을 시행해 태권도 도장과 체력단련 시설 등 50개소가 인증을 받았고, 올해엔 수영장으로 범위를 넓혀 100개소로 확대했다. 유재연 국민체육진흥공단 안전관리팀장은 “현장 교육과 컨설팅을 통해 시설 책임자와 이용자가 함께하는 관리 활동이 안전 문화로 잘 자리 잡는다면,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스포츠 안전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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