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54] we feel like our lives are the worst
“내 가게 앞에서 꺼져(Get the fuck out of the front of my store)!” 가게 주인이 뛰어나와 외친다. 가게 앞에선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십 대 무리가 요란하게 놀고 있다. 겁 없는 십 대들은 윽박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가게 주인에게 상욕을 던지며 대든다. 가게 주인은 움찔한다. 하지만 들키지 않으려 더 악을 쓴다. “난 이라크전에도 나갔던 몸이야. 염병할 것들아(I fought in fucking Desert Storm, you fuck… You fucking pussies).” 가게 주인은 거침없는 말과는 달리 슬쩍 몸을 빼고는 가게로 들어간다. 90년대 십 대들의 반항적이던 성장을 감성적으로 그린 영화 ‘미드90(Mid90s·2019·사진)’의 한 장면이다.
이 스케이트보더 무리에 들어간 평범한 소년 스티비(서니 설직분)는 세상 무서울 게 없다. 말도 행동도 내 마음대로다. “고맙다고 말할 뻔했네. 게이나 하는 건데(I was about to say “thank you”, but I know how gay that is).” 형들의 철없고 거침없는 세상은 스티비에게 꿈같은 곳이다. 형들의 위험한 행동을 마냥 동경하고 따라 하는 스티비, 결국은 인생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도 있는 사고를 치고 만다. 동경하는 세상과 현실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스티비. 이 무리에서 대장 격인 레이가 스티비에게 진심을 담아 말한다.
“대개는 내 인생이 최악으로 보이지만 남들 인생이 어떤지 알면 네 인생하고 바꾸기 싫어질 거야(A lot of the time, we feel like our lives are the worst. I think if you looked at anybody else’s closet, you wouldn’t trade your shit for their sh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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