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기시다 만나 ‘관동대지진 학살’ 진상 규명 요청
기시다, 확답 없이 “소통 강화”
일본을 방문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이 27일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만나, 올해 100주년을 맞은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의 진상 규명 협조를 요청했다. 김 의장은 이날 기시다 총리에게 “관동대지진 (학살) 진상 규명과 한국인 유해 봉환 등을 요청한다”며 “일본의 전향적인 검토와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23년 9월 1일 발생한 관동대지진 당시, 일본인들 사이에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수많은 조선인이 일본 자경단 등에게 살해됐다. 지진 발생 사흘 뒤 일본인이 조선인 40여 명을 살해했다고 기록된 군 문서인 ‘관동 지방 지진 관계 업무 상보’가 최근 발견·공개되는 등 조선인 학살 사실을 뒷받침해 주는 문서들도 여러 차례 확인됐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조선인 학살을 확인할 공식 기록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의장의 진상 규명 요청에 기시다 총리는 명확하게 답변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이날 면담에는 정진석·김석기·배현진(이상 국민의힘), 윤호중·고영인(이상 더불어민주당)의원 등이 함께 참석했다. 일본 측에선 모리야 히로시 관방 부장관,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외무심의관이 배석했다.
김 의장은 “올해 일곱 차례의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가 개선돼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갈 수 있어 기쁘다”며 “내년 한·미·일 3국이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 동시에 활동하게 되는 것을 계기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긴밀히 협력해 평화적 해결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다. 기시다 총리는 “한일의원연맹을 비롯한 의회 교류는 양국 관계를 지탱하는 튼튼한 버팀목”이라며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양국 국민이 더 실감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정부 및 의회 간 의사소통을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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