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名不虛傳

이홍렬 기자 2023. 12. 2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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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전 제6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왕싱하오 八단 / 黑 박정환 九단

<총보>(1~200)=박정환(30)의 초반 탈락은 개인적으로나 한국 바둑으로 보나 크나큰 전력 손실이다. 시드를 받아 16강전부터 참가했는데 첫판서 무너져 올해 대회를 마감했다. 중·중 결승으로 끝난 작년 LG배 설욕을 진두지휘할 고참 역할을 기대했는데 빗나갔다. 박정환은 한 차례 우승(19회) 포함, 14회나 출전한 LG배 ‘터줏대감’ 중 한 명이다.

명불허전. LG배 문을 처음 두드린 19세 왕싱하오가 이 바둑에서 보여준 수읽기는 소문대로 깊고 정밀했다. 제한 시간의 절반 정도인 1시간 46분만 사용하고도 초면의 대선배를 꺾었다. 24강전서 만난 김명훈에 이어 소중한 한국 정예 2명을 거푸 낙마시켰다. 한국은 이제 왕싱하오에게 붙였던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주전(主戰) 멤버’로 바꿔 달아야 할 때를 맞았다.

바둑은 중반까지 반전을 거듭하다 129의 패착이 나온 뒤부터 백의 독무대로 변했다. 129로 참고도처럼 두었으면 흑이 유망한 형세였다. 그에 앞서 75, 77의 멋진 행마를 이어가지 못하고 79로 까먹은 것이 아쉬웠다. 승기를 잡은 왕싱하오는 완벽한 마무리로 첫 8강행에 성공했다. (200수 끝 백 불계승, 소비시간 백 1시간 46분, 흑 2시간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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