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영화’ 2편 충무로 구원투수…K-드라마·팝은 건재 과시
영화- ‘범죄도시3’ 마동석 파워 과시…‘서울의 봄’으로 극장가 봄 맞아
드라마- 학폭 다룬 ‘더 글로리’ 신드롬…‘무빙’ 韓 히어로 액션물 새 장
가요계- 방탄 멤버별 성공적 솔로 활동…뉴진스 해외팬들 압도적 지지
올해 연예계는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콘텐츠가 다수 등장한, 풍요로운 한 해를 보냈다. 특히 OTT 드라마는 크게 주목받았다. K-팝은 위세를 떨쳤다. 영화의 경우 한국 영화가 외면받아 우려 목소리가 컸지만 다행히 다시 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막판, 2편의 1000만 영화
올해 영화계를 돌아보면, 애니메이션 초강세와 한국 기대작의 부진 속에 두 편의 천만 영화가 위안을 줬다고 하겠다. 애니메이션 열풍은 연초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시작으로 봄에는 ‘스즈메의 문단속’과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초여름에 ‘엘리멘탈’, 가을에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로 이어졌다.
특히 ‘엘리멘탈’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각각 723만 명, 557만 명, 478만 명의 관객을 모아 외화 박스오피스 1, 2, 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쟁쟁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사이에서 무려 세 편이 앞자리를 차지한 것은 그만큼 애니메이션 열풍이 거셌다는 증거다.
한편 한국 영화는 극과 극의 흥행을 보였다. 5월 31일 개봉한 마동석의 프랜차이즈 영화 ‘범죄도시3’는 극심한 불황기를 겪던 극장가에 단비를 내리며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범죄도시2’와 함께 시리즈 쌍천만을 기록했다. 여름 기대작인 ‘밀수’와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각각 514만, 384만 관객을 모아 수치로는 성공한 듯하지만, 제작비 대비 수익 측면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또 두 작품을 제외하고 여름 영화와 추석 영화들이 모두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으로 고배를 마셔 위기감 속에 2023년을 마치는 듯했다. 그런데 11월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이 마치 9회 말 역전 만루홈런을 치듯 지난 24일 개봉 3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리고 26일 1086만 명으로 ‘범죄도시3’를 제치고 올해 흥행 1위에 올라섰다. 지난 20일에 개봉한 ‘노량: 죽음의 바다’도 개봉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어서 한국 영화계에 희망을 준다.
▮OTT 드라마, 강세는 계속된다
전 세계의 이목을 끈 OTT 드라마가 대거 공개되면서 화제를 낳았고, 지상파, 케이블, 종편 드라마는 상대적으로 국내 시청자에게서 인기를 얻었다. 먼저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 ‘마스크걸’, ‘이두나!’,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디즈니플러스 ‘무빙’ 등은 화제성·작품성에서 모두 호평받으며 글로벌 콘텐츠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해 K-드라마의 명성을 지켰다. 특히 ‘더 글로리’는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일깨우며 사회적 이슈를 만들었고, ‘무빙’은 할리우드 히어로물과는 다른 히어로 액션물의 새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국내와 해외에서 받았다.
다만 넷플릭스 ‘스위트홈’ 시즌2나 ‘경성크리처’처럼 기대를 모았던 대작이 공개 이후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받고 있는 점은 한국 드라마 제작사들이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한편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에서 방송된 드라마는 ‘모범택시’ 시즌2(SBS), ‘닥터 차정숙’(JTBC), ‘일타 스캔들’(tvN),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3(SBS), ‘대행사’(JTBC), ‘킹더랜드’(JTBC), ‘연인’(MBC), ‘나쁜 엄마’(JTBC), ‘악귀’(SBS), ‘법쩐’(SBS) 순으로 시청률 1위에서 10위를 차지했다. 이는 ‘모범택시’, ‘낭만닥터 김사부’처럼 시즌제 드라마가 정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닥터 차정숙’의 엄정화, ‘일타 스캔들’의 전도연, ‘대행사’의 이보영, ‘나쁜 엄마’의 라미란, ‘악귀’의 김태리 등 연기 잘하는 여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또 ‘연인’ 이외에 사극이 사라졌다는 점과 SBS와 JTBC 드라마가 네 편씩 순위에 오른 반면, KBS는 한 편도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K-팝, 위력은 여전하다
가요계는 방탄소년단 멤버가 군 입대를 앞두고 개인 활동을 하며 큰 성과를 거뒀으며, 4세대 걸그룹의 약진과 포스트 방탄소년단을 노리는 보이그룹의 활동이 눈부셨다. 특히 방탄소년단으로 인해 이제 미국 빌보트 차트 1위가 새삼스럽지 않게 된 가운데 올해도 해외 팬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K-팝은 글로벌 주요 차트를 휩쓸었다.
먼저 미국 빌보드 메인 송 차트 핫100에서는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은 ‘라이크 크레이지’로 한국 솔로 가수 최초 1위에 올랐으며, 이어 정국이 솔로곡 ‘세븐’으로 정상을 찍었다. 4세대 걸그룹 선두주자 뉴진스는 무려 다섯 곡이나 진입시켰고, 피프티 피프티는 K-팝 걸그룹 역대 최장 진입 기록(25주)을 세웠다.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에서는 보이그룹의 활약이 돋보였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미니 2집으로 1위, 스트레이 키즈는 4개 앨범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에이티즈는 K-팝 그룹 가운데 일곱 번째로 1위를 차지했다. 뉴진스가 미니 2집으로 1위에 등극한 가운데 에스파와 아이브는 각각 33위와 152위로 처음 랭크돼 2024년 활약을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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