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단신 ‘블로퀸’ 도전… “손 모양 잘 만드니 성적도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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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에서 블로킹을 잘 하려면 키가 커야 좋다.
지난 시즌까지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블로킹 1위 선수 평균 키는 188.7cm였다.
최정민은 붙박이로 처음 나선 지난 시즌에는 블로킹 9위(세트당 0.540개)를 했던 프로 4년 차 선수다.
최정민은 이제 블로킹 1위를 열두 번 차지한 양효진(34·현대건설)에게 "손 모양이 예쁘다"고 칭찬받는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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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67개→올 전반기만 62개
키 180cm 역대 블로킹 1위중 최단신
‘블로퀸’ 양효진도 “손모양 예쁘다”… “시즌 끝까지 상위권 유지가 목표”
경기 용인시 IBK기업은행 체육관에서 25일 만난 최정민은 “지난 시즌에는 전체 6라운드 동안 67개를 잡았는데 올 시즌에는 3라운드 만에 62개를 했다. 시즌 개막 전 80개를 목표로 삼았는데 새 목표를 고민해 봐야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반드시 1위를 지키겠다는 마음보다는 시즌 끝까지 상위권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정민은 학창 시절은 물론이고 IBK기업은행 입단 초기에도 날개 공격수로 뛰었다. 그 덕에 발놀림이 좋아 상대가 ‘빠른 공격’을 구사해도 블로킹 벽을 칠 수 있다. 최정민은 서전트(제자리) 점프도 64cm로 외국인 선수 아베크롬비(70cm)에 이어 팀 내 2위다. 외국인 선수의 ‘높은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운동 능력까지 갖춘 것이다.
남은 과제는 ‘손 모양’이었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최정민에게 “손을 집어 넣고 있으면 된다. 그러면 위로 나가는 건 다 아웃”이라고 주문했다. 손을 편 상태로 블로킹을 시도하면 터치 아웃으로 실점할 확률이 올라가지만 손을 확실하게 접으면 블로킹에 실패하더라도 상대 범실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최정민은 이제 블로킹 1위를 열두 번 차지한 양효진(34·현대건설)에게 “손 모양이 예쁘다”고 칭찬받는 선수가 됐다.
올 시즌 개막 전 IBK기업은행은 블로킹에 약점이 있는 팀으로 평가받았다. 주전 미들 블로커 김수지(36)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데다 김희진(32)마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정민의 활약 속에 IBK기업은행은 세트당 블로킹 4위(2.225개)로 시즌 반환점을 돌았다. 여자부 7개 팀 가운데 중간은 간 것이다. 가장 최근인 3라운드만 따지면 전통의 ‘블로킹 명가’ 현대건설(2.500개)에 이어 IBK기업은행(2.280개)이 2위다.
블로킹이 좋아지면서 팀 성적도 올라갔다. 뒤에서 두 번째인 6위로 1라운드를 마쳤던 IBK기업은행은 3라운드에서 승점 14(5승 1패)를 챙기며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4위까지 도약했다. 최정민은 “외부의 우려가 동기부여가 됐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면서 “아직 우리 팀 전력의 70, 80%밖에 보여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이 ‘봄 배구’ 무대를 밟은 건 2020∼2021시즌(3위)이 마지막이다.
최정민이 ‘롤 모델’로 꼽는 선수는 같은 미들 블로커이자 한봄고(옛 수원전산여고) 선배인 ‘배구 천재’ 배유나(34·한국도로공사)다. 최정민은 “유나 언니 역시 키(182cm)는 크지 않아도 공격과 블로킹을 모두 잘하지 않나. 유나 언니 같은 선수가 되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용인=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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