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가계부채, 연착륙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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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위키에 따르면 현대적 폭발물들은 강력해서 터질 때는 확실히 터지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돌덩어리처럼 안전하다고 한다.
대형 5개 은행이 전체 가계부채의 40%를 점유한 셈이다.
다만 최근 들어 가계부채가 다시 월별 0.5%(연 환산하면 약 6%) 수준의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가계부채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다시 나오는 것이다.
다시 나무위키로 돌아가 보면 안전한 폭탄제거는 복잡한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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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위키에 따르면 현대적 폭발물들은 강력해서 터질 때는 확실히 터지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돌덩어리처럼 안전하다고 한다. 필자가 어렸던 40년 전 위인전에는 알프레드 노벨이 꼭 있었다. 노벨 위인전을 읽은 사람이라면 흑색화약이나 니트로글리세린이 얼마나 불안정했는지, 그래서 안정적인 다이너마이트가 만들어진 이야기를 다 기억할 것이다. 이렇게 안정적인 폭탄을 폭발시키기 위해 뇌관이 만들어졌다.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폭탄해체 장면은 뇌관을 해체하는 작업이다.
한국의 가계부채가 위험하다는 주장에 이제는 반론을 제기하기 어렵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말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01.9%로 자료가 제시된 43개국 중 스위스, 호주에 이어 3위다. 코로나 이전 2019년 95%로 7위였다가 순위가 상승했다. 2019년 상위 10위 국가 중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상승한 나라는 스위스, 한국, 뉴질랜드뿐인데 한국이 6.5%포인트로 상승폭에서도 상위권이다. 2022년 말 104.5%에서 2023년 3월 말 101.9%로 하락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약 1850조원인 가계부채의 60% 정도가 은행대출인데 은행대출의 65% 정도가 대형 5개 은행의 대출이다. 대형 5개 은행이 전체 가계부채의 40%를 점유한 셈이다. 그런데 이들 5개 은행의 가계대출은 2022년 말 692조원에서 5월 말 678조원까지 감소했다가 10월 말 686조원으로 회복한 상황이다. 실질GDP는 성장하고 물가상승률이 높은 가운데 2023년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13조원 감소했으니 한국의 가계부채도 분명 조정국면이다. 다만 최근 들어 가계부채가 다시 월별 0.5%(연 환산하면 약 6%) 수준의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가계부채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다시 나오는 것이다.
현대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부채는 불가피한데 GDP 대비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나라들은 대신 GDP 대비 정부부채 수준이 낮은 경향을 보인다. GDP 대비 가계부채가 각각 68%, 42%인 일본과 이탈리아는 정부부채가 각각 214%와 140%로 높다. 가계부채비율이 90% 넘는 나라들은 정부부채비율이 50%를 안정적으로 하회한다. 재정부담을 민간이 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는데 코로나 기간에 재정의 역할이 컸던 미국과 달리 한국은 주로 대출지원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경우였다. 그래서 위험하니까 곧 폭탄이 터진다는 주장에는 선뜻 동조하기 어렵다.
설혹 우리가 안고 있는 것이 폭탄이라 해도 뇌관만 없으면 된다. 일견 빠른 속도로 가계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도덕론에 근거한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20여년 전 신용카드대란 때를 되돌아보면 선의의 정책이 촉발한 급격한 신용축소가 오히려 뇌관 역할을 했다.
다시 나무위키로 돌아가 보면 안전한 폭탄제거는 복잡한 작업이다. 영화에 나오는 폭탄해체 작업처럼 대놓고 빨간 선이나 파란 선으로 구분돼 있지 않으며 애초 이게 뇌관인지 파악하는데도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한다. 지나친 우려는 자제하고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의 노력을 믿어볼 필요가 있다. 따지고 보면 묘미는 폭탄을 차분하고 안전하게 해체하는 데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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