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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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딱 정해진 롤모델은 없어요.‘나도 저 사람처럼 돼야지’ 하는 마음보다는그냥 노래하고 춤추는 걸 좋아해서이 일을 하게 됐거든요.”
유튜브에서 <김정우의 이 사람을 찾아서>를 진행하시잖아요. 출연자와 하루를 보내면서 인터뷰하는 콘텐츠인데 ‘김정우 편’을 찍으면 뭘 할까요?
제가 맛있는 거 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 맛집에 가지 않을까요?(웃음) 지금 당장 생각나는 곳은 삼청동 수제비. 올해 10월에 노래 ‘Fact Check(불가사의; 不可思議)’를 내면서 뮤직비디오 촬영을 경복궁에서 했거든요. 잠깐 저녁 시간이 나서 멤버들이랑 근처 삼청동 수제비에 갔는데 너무 맛있더라고요. 가서 수제비 먹고 경복궁에서 산책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인터넷에 ‘정우’를 검색해 보니 ‘진성인지 가성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예쁜 목소리’라는 평이 많더라고요. 본인의 장점이 가장 돋보이는 노래 하나만 꼽아볼까요?
‘Welcome To My Playground’라는 노래가 있어요. NCT 127 정규 1집 리패키지 앨범에 수록됐는데요. 제 파트가 많기도 했고, 보컬의 특색을 독보적으로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이기도 했어요. 이 곡에 담긴 음색을 좋아해주시는 팬들이 꽤 많은 것 같아요.
이번 인터뷰가 나갈 때쯤 NCT 127 겨울 스페셜 싱글이 나올 예정이죠. 직접 만든 입장에서 느낀 이번 앨범의 특별함은 무엇인가요?
앨범 제목은 <Be There For Me>예요. 총 3곡이 수록됐어요. 저희가 겨울 스페셜 앨범은 이번에 처음 내거든요. 장르로 따지자면 캐럴에 가깝죠. ‘NCT 127이 부르는 캐럴은 어떨까’ 기대하면서 들어보시면 더 재미있으실 거예요.
3곡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자주 들을 듯한 곡이 있다면요?
타이틀곡인 ‘Be There For Me’. 뭐랄까, 신나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곡이에요. 크리스마스 홈파티에 잘 어울릴 노래? 추운 겨울에 버스나 지하철에서 들으면 곡의 매력을 좀 더 진하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실제로 그런 모습을 상상하면서 이번 앨범을 준비하기도 했고요.
멤버들한테 선물도 자주 하시죠. 여태까지 선물한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최근에 저희 멤버인 유타 형 생일이었거든요. 그때 목걸이를 선물했는데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평소에 액세사리를 즐겨 해서 고심해서 준비했는데 매일매일 차고 다녀요. 볼 때마다 흐뭇하죠.(웃음)
받았던 선물 중 가장 기억나는 것도 있을 텐데요.
최근에 도영이 형이 TV를 선물해줬어요. 마크는 청소기를 선물했는데 그 두 개가 가장 생각나네요. 저희는 진짜 평소에 갖고 싶거나 필요한 거 위주로 선물하는 편이에요.(웃음)
NCT를 보고 가수를 꿈꾸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지금의 정우 님에게 롤모델이 있나요?
사실 딱 정해진 롤모델은 없어요. ‘나도 저 사람처럼 돼야지’ 하는 마음보다는 그냥 노래하고 춤추는 걸 좋아해서 이 일을 하게 됐거든요. 다만 어렸을 때부터 해외 팝스타들의 노래를 많이 들어왔어요. 저스틴 비버, 저스틴 팀버레이크, 마이클 잭슨, 브루노 마스 등등. 좋아하는 뮤지션은 많죠.
연습생 시절에 가장 많이 부른 팝송은 뭐였어요?
니요의 ‘So Sick’. 제 또래 연습생 중에 이 노래 안 불러본 사람 없을걸요? 싸이월드 대표 BGM이잖아요.(웃음) 정말 많이 불렀어요. 연습생 때 매달 월말평가를 했거든요. 첫 번째 월말평가 때 부른 노래가 ‘So Sick’이에요. 그런 점에서 저한테는 의미가 깊은 곡이죠.
어렸을 때 장래 희망 중 하나가 요리사였다고 들었어요. 반면 지금은 멤버 중에서 요리를 가장 못하신다고.
내가 만든 음식을 누군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상상해봤는데 되게 행복할 것 같더라고요. 막연하게나마 요리사가 되면 참 뿌듯하겠다 생각했어요. 지금은 라면밖에 못 끓입니다.
그래서 드리는 질문인데 만약에 NCT가 안 됐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나요?
모를 일이지만 요리사에 도전하지 않았을까요? 춤, 노래 다음으로 좋아하는 게 음식이니까.(웃음) 요리에 관심을 더 쏟았을 것 같아요.
정우 님은 뮤직비디오 촬영차 우크라이나에 갈 때 처음 비행기를 탔죠. 당시에 비행기는 신발 벗고 타야 되는 줄 알았다고 하던데, 진짜인가요?
진짜예요.(웃음) 제가 데뷔하기 전까지는 제주도도 가본 적이 없어요. 그날 정말 추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멤버들도 매니저 형들도 다 비행기 탈 때는 신발 벗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슬리퍼 같은 게 있나 보다 하고 비행기 타러 갔어요.
실제로 벗진 않으셨죠?
다행히요.(웃음) 앞사람이 벗으면 나도 따라 벗어야겠다 했는데 아니더라고요. 그런데 아직 비행기 타는 게 무섭긴 해요. 제가 워낙 재난 관련 영화랑 다큐멘터리를 많이 봐서 자꾸 ‘나 그래도 아직 창창한데’ ‘비행기 추락하면 진짜 어떡하지’ 하면서 망상을 많이 하죠.
맨체스터 시티 열혈 팬이라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말씀드리자면 조금 민망한 이유인데요. 저희 팀 이름이 NCT잖아요. 이름이 비슷해서 좋아하게 됐어요.(웃음) 원래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워낙 잘하는 팀이라 좋아하기 했는데, 본격적으로 응원한 건 NCT가 된 후였어요. 요즘에는 맨시티도 맨시티지만 우리 한국 선수분들 소속 팀도 많이 응원하고 있죠. 손흥민 선수 팬이라서 토트넘 경기는 시간 될 때마다 챙겨 보고 있습니다.
엘링 홀란이 정우 님께 보낸 영상 편지가 화제였죠.
저는 상상도 못했어요. 저희 멤버 도영이 형이 홀란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제가 워낙 팬인 걸 아니까 “우리 팀 멤버가 너의 열혈 팬이다” 얘기를 해줬나 봐요. 한동안 그 영상 정말 자주 봤어요.
<해리 포터>도 엄청 좋아하시죠. 가장 들어가고 싶은 호그와트 기숙사가 후플푸프라 들었는데 이유가 궁금합니다.
항상 이맘때면 TV에서 겨울 특선 영화로 <해리 포터> 틀어주잖아요. 그게 무의식적으로 일종의 습관처럼 자리 잡았나 봐요. 지금도 크리스마스 시즌 되면 <해리 포터> 시리즈 1편부터 틀어둡니다. 꼭 집중을 안 해도 그냥 틀어놓고 맛있는 거 먹으면서 보내는 시간이 좋아요. 후플푸프는 팬분들이 이야기해주셔서 알았어요. MBTI 테스트처럼 성격별로 호그와트 기숙사 정하는 테스트가 있더라고요. 후플푸프는 따뜻하고 서글서글한 사람이 잘 어울린다고 해서 칭찬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간단히 밸런스 게임해볼까요? <해리 포터> 시리즈 배우 되기 vs 맨시티 주전 선수 되기.
맨시티 주전 선수 되기.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기억될 만한 작품을 남기는 것도 의미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래도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으로 노력해서 성과를 내고, 성장하고, 보람을 느끼는 게 중요해요. 그런 점에서 맨시티 주전 선수 고르겠습니다.(웃음)
좋아하는 일과 잘하고 싶은 일은 다르죠. 지금의 정우 님이 좋아하는 일과 잘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좋아하는 일은 지금처럼 노래하고 춤추는 거. 잘하고 싶은 것도 같아요. 저는 재능을 타고난 스타일은 전혀 아니거든요.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지금 직업을 갖게 됐어요. 다만 앞으로 꼭 해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나만의 색깔을 확고하게 다지는 거죠. ‘정우’ 하면 딱 떠오르는 색깔과 정체성이 확고해졌으면 좋겠어요. 그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NCT 127로 활동하면서 ‘이 일 하길 잘했다’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무대 오를 때죠. 지난 11월에 올림픽공원에서 NCT 127 단독 콘서트가 있었어요. 저로서는 ‘내가 이만큼 성장했구나’ ‘내가 이걸 하려고 이 일을 시작했구나’ 느꼈던 콘서트였어요. 뻔한 말일 수 있지만 무대에 설 때 정말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힘든 것도 있고 스트레스도 받지만 모든 게 보상받는 기분이죠.
많은 가수분들이 콘서트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 공허하다고 하잖아요. 실제로도 그런가요?
저는 안 그럴 줄 알았어요. 제가 워낙 긍정적인 성격이기도 하고, 그런 감정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도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훅 오더라고요. 모든 게 푹 가라앉는 느낌이 들면서 가끔 무서울 때가 있더라고요.
그럴 때는 뭘 하세요?
다른 걸 열심히 해보기 시작했어요. 운동도 하고, 가족도 만나고, 친구와 맛있는 것도 먹고.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들요. 사실 가수만이 느끼는 감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떤 직업이든 겁이 날 만큼 낯선 기분이 들거나 감당 안 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잖아요. 그걸 잘 넘기고 회복하는 것도 실력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정우 님은 정말 프로네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집에 돌아가면 뭐 드시겠습니까?
사실 오늘 하루 종일 굶었어요. 제가 물만 먹어도 얼굴이 붓는 편이라 단수까지 했거든요. 요즘 최고의 낙은 집에서 넷플릭스 틀어놓고 맛있는 음식 시켜 먹는 거예요. 오늘은 태국 음식 먹겠습니다. 최근에 태국을 다녀왔는데 음식이 정말 맛있더라고요. 하나 추천해드리자면 팟 카파오 무쌉 랏카오. 다진 돼지고기랑 바질을 볶아서 먹는 덮밥이에요. 여기에 얌 운센도 곁들이면 좋습니다. 시큼한 소스에 버무린 당면 샐러드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적극 추천합니다.
정우의 소울 푸드 5
한국인의 소울 푸드죠. NCT의 소울 푸드이기도 해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다 좋아해서 그냥 먹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계속 조성돼요. 한 달에 7번은 먹습니다.
갈매기살
삼겹살, 목살에는 없는 갈매기 특유의 향과 맛이 있어요. 질리는 법이 없습니다. 사실 저만의 갈매기살 맛집이 있긴 한데 다음에 만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너무 유명해지면 안 돼서.(웃음)
치킨
기본에 충실한 치킨을 좋아해요. 요즘 화려한 치킨들도 되게 많은데, 딱 한국식 양념 반 프라이드 반 치킨을 가장 선호합니다.
흰생선 초밥
먹었을 때 깔끔해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맛. 맛있는 건 많이 먹어야 하는데, 초밥은 많이 먹어도 속에 부담이 없어서 좋아요.
닭갈비
어렸을 때 주말만 되면 가족이랑 닭갈비를 그렇게 자주 먹었어요. 닭갈비 다 먹은 후 볶아 먹는 밥이랑 시원한 동치미. 소울 푸드 하니까 딱 생각나는 메뉴네요.
Fashion Editor : 최태경 | Feature Editor : 주현욱 | Photography : 목정욱 | Stylist : 김영진 | Hair : 한송희 | Make-up : 안성은 | Assistant : 박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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