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학년도 수능 선택 과목 없애고, 내신 5등급으로 줄인다
내년 중3들이 대학에 가는 2028학년도 대입에서는 문·이과 구분 없이 모든 학생들이 같은 수능 시험을 친다. 수학에서도 어려운 ‘심화 수학’을 개설하지 않기로 했다. 고교 내신 등급도 현행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완화한다. 교육에서 과도한 경쟁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과열 입시 경쟁은 사교육비 폭증의 주범으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저출산 대책을 강조하며 “교육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과도한 경쟁시스템이 직접적 원인이라면, 이를 고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했었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 국어·수학·탐구 과목에 있던 선택 과목들이 모두 폐지된다. 모든 수험생이 같은 과목을 시험치는 것이다. 수학에선 ‘미적분II’나 ‘기하’처럼 어려운 선택 과목도 없어진다. 수능에서 현재 문과 수준의 수학 시험만 준비하면 된다. 수능 시험을 단순화하고 어려운 내용을 시험 범위에서 제외해 과도한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2028학년도 대학 입시제도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정부는 내년 중3이 되는 학생들부터 진로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듣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기 때문에 이에 맞는 대입 제도 개편안을 만든 것이다.
2028학년도 수능에선 현재 선택 과목이 사라진다. 지금은 국어, 수학, 사회·과학탐구 영역에 모두 선택 과목이 있다. 그런데 어떤 과목을 선택하는 지에 따라 같이 만점을 받아도 표준점수가 달라지는 ‘유불리’ 문제가 계속 제기됐다. 수험생은 관심 있는 과목이 아니라 표준점수를 잘 받는 과목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문·이과 구분도 없어진다. 지금은 대학 문과 계열로 진학할 학생은 사회탐구를, 이공계열로 진학할 학생은 과학탐구 과목을 시험쳤다. 대학에서 해당 과목 점수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문과생은 과학을, 이과생은 사회 과목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다. 2028학년도 수능부터는 모든 학생들이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를 같이 시험봐야 한다.
수학도 선택과목 중 문과생은 ‘확률과 통계’를, 이과생은 ‘미적분II’ 또는 ‘기하’를 선택해 쳤다. 2028 수능부터는 문과생 수준의 공통 과목 시험만 치는 것으로 바뀐다. 이날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그동안 수능에서 너무 어려운 수학을 모든 학생들이 문제풀이식으로 공부하면서 오히려 수학에 흥미를 잃고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면서 “AI(인공지능) 시대에 무엇보다 중요한 수학을 더 재미있게 공부하기 위해선 심화 수학을 제외한 영역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수학회 등 이공계 교수들은 수능에서 ‘심화 수학’에 해당하는 ‘미적분II’와 ‘기하’를 치지 않으면 대학에 들어와 전공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대학에서 고교 과정을 가르치면 이과 대학생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학은 첨단 인재 양성의 기초 학문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교육부 측은 “대학들이 수능 점수뿐 아니라 학교 내신 성적도 함께 보는 추세이기 때문에 좋은 대학의 이공계에 진학할 학생들은 미적분II와 기하를 학교에서 공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서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들은 정시 전형에서도 수능 성적에 더해 학생부 기록을 본다. 이주호 장관은 “선진국 대학들은 수능 같은 시험의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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