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개인 방송의 시대다. 가지각색 주제로 콘텐츠를 진행하는 사람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쏘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유튜버 이소연 씨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국내외 곳곳을 돌며 여행지를 소개하고 이색 경험을 알리는 여행 크리에이터다. 유튜브에서 ‘쏘이더월드’라는 채널을 운영 중인 그는 무려 55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했다.
지금은 베테랑 여행 크리에이터라고 칭해도 손색없는 그이지만, 그간 우여곡절도 많았다. 특히 여행과는 전혀 무관한 일을 했던 이소연 씨에게 여행은 현실보단 미지의 세계에 가까웠다.
공인 노무사라는 타이틀을 포기하고 떠난 세계 여행
이소연 씨가 처음부터 여행 크리에이터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그는 유튜버가 되기 전, 노무사로 일했다. 만 23세라는 어린 나이에 노무사가 된 그는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이소연 씨는 여행을 택했다.
오랜 기간 여행을 이어갈 생각도 없었다. 그가 본래 목표한 기간은 딱 3개월이었다. 이 기간이 누구보다 소중했던 이소연 씨는 여행 중 홀로 사진을 남기기 어렵다는 이유로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선택은 그의 인생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었다. 그저 영상으로 자기 모습을 기록하고자 시작했던 유튜브는 3개월이라는 여정이 끝난 후 예상치 못한 관심을 모았고 이소연 씨는 자연스레 여행 크리에이터로서 걸음을 내디뎠다.
“유튜브로 영상을 남겨보자 해서 시작했던 여행이었어요. 그런데 3개월이 지나고 돌아오니 구독자가 6만 명이 넘었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여행 크리에이터가 됐습니다.”
3개월간의 첫 세계여행을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자 떠난 만큼, 첫 목적지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그리고 이소연 씨가 택한 곳은 네팔이었다.
화려한 도시나 여유롭게 쉴 수 있는 휴양지일 것이라고 기대했던 바와는 조금 다른 선택에 그 이유를 물었다. 그의 대답은 단순했다. 히말라야에서 생일을 보내고 싶었다는 것.
“생일에 히말라야 정상을 찍어보는 게 제 목표였어요. 네팔 다음엔 인도로 갔어요. 그 이유도 간단해요. 히말라야를 첫 목적지로 간 이상 고난도 여행부터 해보자는 거였죠. 매도 먼저 맞으면 나중엔 덜 아프잖아요. (웃음)”
유튜버 ‘쏘이’의 여행법
네팔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계여행을 시작한 이소연 씨는 이곳저곳을 돌며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것을 봤다.
긴 여정으로 수많은 경험을 한 그는 아직도 모로코 사하라 사막에서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당시 개인적인 걱정으로 잠 못 이루던 이소연 씨는 빛 한 점 없는 캄캄한 어둠 속, 쏟아지는 별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사막에서 별을 본 순간 느꼈어요. 내가 너무 좁은 세상에 갇혀있었다는 걸요. 그간 머리를 지끈거리게 했던 걱정은 우주의 먼저만큼도 안 될 정도로 작은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죠. 그때부터 너무 걱정하는 대신 더욱 즐겁게 살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렇게 무작정 떠난 지 어언 6년이 넘었다. 방문한 국가만 50개가 넘는 이소연 씨에게 여행을 계획하는 방법을 묻자, 그는 자신의 마음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는 답을 내놓았다. 한 마디로 때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제 마음 상태가 가장 중요해요. 통장에 돈이 별로 없을 땐 100만 원으로 떠나는 여행을 기획해 말레이시아에 간 적이 있고요. 자본주의를 맛보고 싶을 땐 과감히 미국행 티켓을 끊어 돈이 조금 들지라도 경험에 투자했어요.”
유튜버 ‘쏘이’가 항상 웃으며 여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물론 늘 즐거운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 인도 등 여자 혼자 여행하기엔 다소 위험한 여행지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소연 씨는 해당 지역이 여행지로선 생소한 만큼, 심리적 거리도 멀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비행기를 놓치는 것은 물론 공항에 갇히는 등의 돌발 상황까지 겪다 보니, 이제는 전보다 초연한 태도로 여행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소연 씨는 항상 웃으며 여행한다. 그리고 이점은 이소연 씨가 유튜버 쏘이로 입소문을 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영상 속 그의 발랄하고도 유쾌한 모습은 보는 이도 자연스레 미소 짓게 한다.
힘들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일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언젠가부터 불평하는 대신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연습을 해왔다. 어쩌면 지금 구독자가 아는 씩씩한 유튜버 쏘이는 이러한 과정에서 비롯한 존재일 수 있다.
“여행을 해보니까 힘들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축 처져 있으면 일을 해결할 수 없더라고요. 어떻게든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상황을 극복할 방안을 모색했어요. 계속 이런 것을 연습하다 보니까 결국 긍정적으로 여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행 크리에이터로서 일을 시작한 후 저런 일이 있었지만, 최근 4년여간 세상을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복병이었다.
하늘길이 모두 막혀 여행은커녕 이동조차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소연 씨는 코로나 팬데믹이 유튜버 활동 기간 중 가장 위기였다고 회상했다.
“(코로나 팬데믹은) 정말 위기였어요. 국내 여행 위주로 다닐 수밖에 없었어요. 한겨울에 국토대장정을 하기도 하고 서울부터 부산까지 시내버스만 타고 다니는 여행도 해봤죠. 국내 여행을 다채롭게 기획하려고 노력했던 게 기억이 남습니다.”
여행가 이소연에게 여행이란.
각종 돌발 상황도, 전 세계를 뒤흔든 전염병도 극복한 이소연 씨는 이제 다시 나아갈 채비를 마쳤다. 그간 많은 곳을 여행했지만, 아직 가고 싶은 곳이 많다.
이소연 씨는 그간 중남미 여행을 충분히 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방문한 모든 이가 추천했다는 멕시코와 남미 여행 중 두려움에 지나쳤던 브라질은 이소연 씨가 꼭 다시 도전하고 싶은 여행지다.
합격하기만 하면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는 전문직으로서의 자리 대신 변동성이 큰 여행 크리에이터를 선택했지만, 이소연 씨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는 여행으로 인생을 배웠다. 세계 곳곳을 탐방하며 보고 듣는 모든 것은 그가 인생을 살며 수많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도왔다. 그리고 이 모든 경험을 토대로 그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앞둔 사람을 응원한다.
“세계 여행을 하면서 순발력도 생기고 문제 해결 능력도 늘었어요. 제가 긍정적이면서 도전적인 사람이 된 것도 여행 덕이 크다고 생각해요. 물론 처음엔 저도 두려웠죠. 그래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일단 시도해 보세요.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