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눈앞에 닥친 워크아웃…‘PF 부실화’ 태풍 오나
이르면 이번주 중 신청 전망
시공능력평가 16위 건설사
PF 보증 자기자본의 3배 넘어
다음달 초까지 만기 대거 도래
신용평가사, 잇따라 등급 하향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르면 이번주 워크아웃을 신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와 금융당국도 긴급회의를 열고 관련 논의를 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상목 경제부총리 후보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6일 저녁에 F4(Finance 4) 회의를 열고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가능성과 이에 따른 부동산 PF 현안을 논의했다.
워크아웃은 채권단의 75% 이상이 동의하면 일시적으로 유동성 문제가 있는 기업의 만기를 연장해주고 추가 자금을 지급해주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개정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전날 시행된 만큼 절차적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행령 등 하위규정을 개정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이날 워크아웃설과 관련한 해명 공시에서 “현재 경영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했다.
지난 13일에는 회생절차를 신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사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태영건설은 시공능력평가 16위로 주요 건설사 중 부동산 PF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자기자본 대비 PF 보증 규모는 올 9월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373.6%, 연결 기준 324.7%로 나타났다. 올해 관계사 지원이나 담보 차입으로 약 1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했지만 보증 규모가 커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28일과 29일 만기가 도래하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2 개발사업과 관련한 약 480억원 규모의 PF 대출을 연장(롤오버)해야 한다. 다음달 초에도 만기가 대거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이번주에 만기가 도래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대주단이 조정안을 제시한 상황”이라면서 “규모 자체는 크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사는 최근 잇따라 태영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날 나이스신용평가는 태영건설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하향검토’로, 단기신용등급 전망은 ‘A2-’에서 ‘A2-/하향검토’로 조정했다. 앞서 한신평도 지난 20일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하향검토’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하향검토’로 각각 변경했다. 한국기업평가도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한신평은 “태영건설의 PF 보증은 2022년 말 2조2000억원에서 올 11월 말 2조9000억원(연결 기준)으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고 착공 전이거나 착공 후 분양 전 사업장이 절반을 넘는다”면서 “사업 진행 차질이나 저조한 분양경기가 장기화할 경우 PF 차입금 상환 부담이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PF우발채무 대응 과정에서 차입 부담이 증가하고 재무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여러 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을 뿐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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