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남아공서 강도 당해...11개국 ‘특별 여행주의보’

오유진 기자 2023. 12. 2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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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참좋은여행 제공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 24일(현지 시각) 오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을 여행 중이던 정연홍(62)씨는 관광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소매치기를 만났다. 20대로 보이는 흑인 남성이 다가오더니 갑자기 칼로 점퍼를 확 찢어 뒤 주머니 속 휴대폰을 뺏으려고 했다. 정씨가 막아서자 그는 강도로 돌변했다. 정씨의 머리와 팔을 흉기로 마구 찔렀다. 피를 흘리며 쓰러진 정씨는 주변 사람들 도움으로 겨우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정씨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어서 다친 줄도 몰랐지만,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여행객을 노리는 강도가 많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내가 피해를 볼 줄은 몰랐다”고 했다.

외교부는 지난달 24일 남아공을 포함해 11국에 ‘특별 여행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27일 밝혔다. 특별 여행 주의보는 단기적으로 긴급한 위험 지역에 발령된다. 행동 요령은 여행 경보 2단계(여행 자제) 이상 3단계(출국 권고) 이하에 준한다. 남아공에 대해선 두 차례 ‘연말연시 휴가 시즌 관련 안전 공지’ 글을 올렸다. 외교부는 “휴가철을 앞두고 주거 침입 절도, 차량 절도, 노상 강도, 일명 ‘퍽치기’로 불리는 스매시와 그랩 범죄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항상 주변을 경계하고,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실외에선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걷지 않는 등 항상 안전 수칙을 숙지해야 한다”고 했다.

남아공 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인명 피해가 발생한 범죄 건수는 19만6569건으로 집계됐다. 그중 강도는 5만1318건으로, 한 달 평균 5700건 이상 발생했다. 살인은 이 기간 6945건에 달했다. 3년 전인 2020년의 16만3220건보다 20% 가량 늘었다. 외교부는 케이프타운 등 관광지 도심에서도 강·절도 행위가 빈번히 발생해 경비원이 배치된 쇼핑몰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남아공의 강도, 살인 범죄율은 한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은 상황이어서 가급적이면 여행을 삼가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사고를 당하면 대사관 긴급 연락 전화번호나 영사 콜센터로 신고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남아공뿐 아니라 코로나 이후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범죄 피해 사례도 따라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외교부가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사건·사고를 당한 재외국민은 1만1323명으로 2021년(6498명)보다 74.2%나 증가했다. 지난 2013년(4967명)과 비교하면 9년 사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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