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복심’ 미국행…전쟁 판도 바뀌나

손우성 기자 2023. 12. 27.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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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언론 “저강도 공격 전환, 가자에 보병 장기 주둔” 보도
더머 전략부 장관, 미 워싱턴서 ‘전후 처리’ 의견 나눈 듯
지상 작전 중부 난민촌 확대에 근본적 변화 여부 ‘의구심’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옆 행정부 청사로 걸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 방식을 고강도에서 저강도로 전환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26일(현지시간) 나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복심으로 불리는 론 더머 전략부 장관이 전후 가자지구 관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등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채널12 등 이스라엘 매체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지난 10월7일 개전 이후 유지해왔던 고강도 공습을 조만간 중단하고 하마스 대원을 표적 제거하는 방식의 저강도 공격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집과 병원, 구호시설을 무차별 타격하는 이스라엘군 전술이 무고한 가자지구 민간인 희생을 키우고 있다며 작전 전환을 요구해왔다.

이스라엘군이 구상하는 저강도 작전 밑그림도 공개됐다. 채널12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분리장벽의 가자지구 쪽 완충지대를 폭 1㎞로 확대한 뒤 보병 위주 병력을 주둔시켜 가자지구 주민들의 장벽 접근을 제한하기로 했다. 하마스 대원을 솎아내 사살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지난 24일 이집트 정부가 제안한 단계적 휴전안에 대한 검토도 하고 있다. 이집트는 1단계로 1~2주 동안 군사작전을 중단하고 이스라엘 인질 4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120명을 교환한 뒤 이집트와 카타르 중재로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 하마스와 파타가 참여한 과도정부를 구성해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는 내용의 중재안을 내놨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하마스가 참여하는 과도정부를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기류가 강하지만, 이날 밤 이집트 중재안을 논의할 확대 안보 내각 회의를 여는 등 여지를 두는 움직임이 감지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실제로 집권 여당인 리쿠드당의 중진 대니 다논 의원은 “1단계는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또 전후 가자지구 관리 문제도 다루기 시작했다. 네타냐후 총리 최측근인 더머 장관은 이날 워싱턴에 도착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고위 인사를 잇달아 만났다.

뉴욕타임스는 “네타냐후 총리는 더머 장관에게 전후 가자지구 문제 처리 관련 논의 권한을 부여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통제 계획을 놓고 의견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더머 장관의 미국 방문이 성사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가자지구 통치와 안보를 포함해 전쟁 이후 계획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이런 태도 변화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지상 작전을 중부 부레이지 난민촌 등으로 확대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인원은 2만915명으로 곧 2만1000명대를 넘어선다. 하마스 대원 전원 사살까지 작전을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는 이스라엘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완전한 휴전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와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가자지구 주민 220만명 전체가 내년 2월7일까지 ‘급성 식량 위기’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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