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중 무역갈등 심화 시 한국 수출 10% 감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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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할 경우 앞으로 한국의 대외 수출이 10% 내외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반면 미중 갈등이 심화해 미국과 중국을 대표로 하는 두 블록으로 세계 무역 시장이 갈라지고 블록 내 국가 간에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하는 등 분절화가 극심해지는 두 번째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의 수출은 최대 10% 내외로 감소하고 글로벌 수출은 4%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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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할 경우 앞으로 한국의 대외 수출이 10% 내외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한은은 27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최근 글로벌 교역환경 변화의 배경과 영향'에서 최근 세계의 교역 환경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진행"돼 "복잡다단하게 재편되는 과정"에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한국에 미칠 영향을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우선 한은은 글로벌 분절화가 주요 선진국이 자국 산업 자급률을 높이고자 수입관세 부과 등의 무역장벽을 강화하는 수준으로만 제한적으로 일어날 경우 "한국의 수출은 해당 산업을 중심으로 장기적으로 3퍼센트(%) 내외 감소하고 글로벌 수출은 2% 내외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미중 갈등이 심화해 미국과 중국을 대표로 하는 두 블록으로 세계 무역 시장이 갈라지고 블록 내 국가 간에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하는 등 분절화가 극심해지는 두 번째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의 수출은 최대 10% 내외로 감소하고 글로벌 수출은 4%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 간 분절화는 심화하지만 블록 내 국가 간 무역장벽은 완화하는 세 번째 시나리오가 현시로하할 경우 한국의 수출 감소폭은 3% 중반대로 나타날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블록 간 대립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블록 내 국가 간 통상협력을 통한 수출 다변화로 상쇄"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각 시나리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한국의 수출 감소 폭이 세계 수출 감소폭보다 크다는 점이다. 대외 무역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 상황이 블록화의 타격을 더 크게 받는 셈이다.
한은은 "급변하는 교역환경 속에서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우리 수출의 품목별·지역별 다변화"를 추진하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우리 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첨단 부문을 중심으로 기업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여러 국가와 통상협력을 통해 무역장벽 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한은은 조언했다.
한편 한은이 설명한 '글로벌 분절화'는 미국과 중국 두 슈퍼파워 간 갈등으로 인해 각국 기업이 해외투자를 고려할 때 "경제적 요인 외에 지정학적 요인도 함께 고려"함에 따라 발생하는 현상이다.
2020년대 이후 "각 지역별 해외직접투자(FDI) 유출입 현황을 볼 때 우방국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리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과 인근 지역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니어쇼어링(near-shoring)'이 함께 진행"되는 등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그 사례로 미국은 최근 반도체와 전기차 등 첨단 성장 산업의 자국 육성책을 채택하면서 중국으로의 투자가 급감한 점, 유럽 선진국의 역내 혹은 우방국인 미국 투자가 증가한 반면 아시아와 중국 투자는 줄어든 점 등을 들었다.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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