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 살을 베는 느낌"…배우 신동욱이 앓고 있는 '이 병' [건강!톡]

명확한 원인 없으나 외상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 多
초기 발견시 완치 확률 70~80% 넘어
마약성 진통제 사용에 '주의'
"철저한 통제하에 환자 치료해야"

배우 신동욱 SNS 글과 사진/출처=신동욱 SNS

"추위가 오면 커터칼로 손을 슬라이스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픔을 참으려다 이를 악물어서 이가 부러진 적도 있습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하 CRPS)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배우 신동욱은 과거 자신의 증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약을 먹으면 컨트롤이 되지만 완전한 치유는 아니다"라며 "13년째 마약성 진통제와 신경병성통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동욱이 앓고 있는 CRPS는 이유 없는 통증과 함께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살을 칼로 베는 것 같은 극심한 고통이 계속되는 병이다. 이 질환은 미세한 자극에도 고통이 유발되며, 해당 부위에 부종이 발생하고 피부색이 변화할 수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RPS의 발생 원인에 대해선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교통사고, 수술, 골절 등의 외상 후 특정 부위에 발생하게 된다. 특별한 신경 손상이 없는 경우 1형인 반사성 교감신경 위축증으로 분류한다. 2형은 명확한 외부 손상과 함께 신경 손상이 함께 발생할 경우를 말하며 작열통에 해당된다.

지난 2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CRPS 증상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9859명이었다. CRPS 환자들이 느끼는 통증 지수(NRS)는 8∼10점대로 사지가 찢기는 고통이 수반된다고 알려진 출산 통증(7점) 보다 높다. 

신동욱도 날이 추워질수록 손에 극심한 고통을 느꼈다고 밝혔다.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해 같은 병을 앓고 있다고 고백한 환자도 "24시간 팔이 불에 타는 듯이 뜨겁고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에 팔을 자르거나 안락사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대한통증학회가 CRPS 환자 25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들 중 92.1%는 수면장애를 앓고 있으며 80.5%가 극단적 선택 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다. 또 83.4%는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CRPS 환자에 처방되는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 주의해야" 

CRPS는 '불치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발병 3개월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1년 안에 완치율이 80%를 넘는 만큼 초기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치료가 늦어지면 통증 부위가 점점 확대되고 고통의 강도도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임상 양상에 따라 약물치료, 물리치료, 신경차단술, 심리치료 등 통합적인 치료법이 사용된다. 특히 약물치료 단계에서 마약성 진통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항우울제, 스테로이드제 등이 사용된다.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문제는 마약성 진통제의 남용 문제다. CRPS 환자들은 고통 경감을 위해 가장 보편적으로 '펜타닐'을 비롯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펜타닐의 처방 건수는 2018년 89만1434건에서 지난해 133만7087건으로 약 45만건 이상 급증했다. 아편에서 유래한 성분과 유사한 '옥시코돈' 처방도 같은 기간 155만4606건에서 255만9005건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식약처는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을 막기 위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기도 했다.

대한통증학회 측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이 의료용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최소한으로 처방하되 대안이 있다면 최대한 사용을 줄이려고 한다"며 "중독이나 오남용을 예방하기 위해서 철저한 통제하에 통증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만 18세 미만 미성년자나 중독, 부작용 등의 위험이 통증 감소 효과보다 큰 환자의 경우 사용을 금하고 있고 통증 환자들에게 부작용과 약물량을 알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는 등 올바른 사용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RPS는 외상 후 예상치 못한 비정상적인 회복으로 인한 증상 발현이 원인이기 때문에 예방이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근육의 긴장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며 정기적인 운동을 통한 혈액순환 촉진과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을 높일 것을 권고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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