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선균, '나의 아저씨'➝'기생충'으로 기억될 22년 연기 인생 [Oh!쎈 이슈]
[OSEN=선미경 기자] 배우 이선균이 연기 인생 정점에서 생을 마감했다. 마약 의혹이 불거진 후 혐의를 부인하며 억울함을 토로해왔던 이선균, 결국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생을 마감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측은 27일 “이선균 배우가 12월 27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장례는 유가족 및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질 예정입니다. 고인의 마지막 길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부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억울하지 않도록 억측이나 추측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 및 이를 토대로 한 악의적인 보도는 자제해 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립니다”라고 당부했다.
마약 파문이 일어나기 전까지 고(故) 이선균은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여러 작품에 활약하는 톱배우였다. 여전히 시청자와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명작과 캐릭터를 남기기도 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1기 출신으로, 2001년 뮤지컬 ‘록키호러쇼’를 통해서 데뷔했다. 같은 해 방송됐던 MBC 시트콤 ‘연인들’에서 극 중 이윤성의 남동새 역을 맡으며 신 스틸러로 주목받기도 했다.
이후 이선균은 단만극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줬고, 2007년 드라마 ‘하얀거탑’에서 최도영 역을 맡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같은 해 방송됐던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서 배우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은 그는 연이어 드라마 ‘파스타’, ‘골든타임’ 등에서 흥행을 거두며 입지를 굳혔다.
활동한 활동을 통해 인생작도 만났다. 지난 2018년 방송됐던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이선균의 연기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많은 시청자들이 ‘인생작’으로 꼽는 작품이었다. ‘로코’ 드라마에서 흥행을 이어왔던 이선균의 새로운 인생작이었다. 이후에도 이선균은 ‘검사내전’과 ‘법쩐’을 통해 올해까지 활발하게 시청자들을 만나왔다.
드라마 뿐만 아니라 영화계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영화 조연과 주연을 오갔으며, 2010년 영화 ‘쩨쩨한 로맨스’와 2012년 ‘화차’와 ‘내 아내의 모든 것’을 통해서 이선균의 이름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다양한 캐릭터를 오고 가며 안정적이면서도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준 것은 물론, 특유의 낮은 목소리톤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여러 작품을 통해서 연기 잘하는 배우로 존재감을 얻는데 성공한 이선균은 전성시대를 맞았다. 영화 ‘끝까지 간다’, ‘성난 변호사’, ‘임금님의 사건수업’, ‘미옥’, ‘PMC: 더 벙커’, ‘악질경찰’까지 연이어 주연 을 맡았다. 이선균은 상업영화 뿐만 아니라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옥희의 영화’ 등에 출연하며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은 배우다.
특히 2019년 개봉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통해서 많은 주목을 받았던 바. ‘기생충’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2020년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기생충’으로는 제26회 미국 배우조합상을 비롯해 여러 시상식에서 앙상블상을 수상하며 연기 인생 황금기를 이어갔다.
이선균은 ‘기생충’ 이후에도 영화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킹메이커’를 비롯해 파격적인 연기였던 ‘킬링 로맨스’, 그리고 ‘잠’까지 다채로운 연기였다. 더불어 미개봉작인 영화 ‘탈출’과 ‘행복의 나라(가제)’도 남겨뒀다.
경찰에 따르면 이선균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 세워진 차량 내에서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이날 오전 10시 12분께 ‘남편이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은 오전 10시 30분께 이선균의 차량을 발견했다.
앞서 이선균은 지난 10월 불거진 마약 파문으로 논란을 빚었다.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실장 A씨의 자택에서 수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입건돼 최근까지 세 차례 경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선균은 조사에서 진행된 간이시약 검사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모발)⋅2차(겨드랑이털) 정밀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았으며, ‘수면제인 줄 알았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해왔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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