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에 빠져 숨진 남매…"서초구, 16억 원 배상하라" 판결

여현교 기자 2023. 12. 2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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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서울에 많은 비가 퍼부었을 때, 강남역 근처에서 40대 남매가 맨홀에 빠져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해당 지자체인 서울 서초구가 남매의 유족에게 16억여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남매의 유족은 서초구를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법원은 서초구가 총 16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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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여름 서울에 많은 비가 퍼부었을 때, 강남역 근처에서 40대 남매가 맨홀에 빠져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해당 지자체인 서울 서초구가 남매의 유족에게 16억여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현교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115년 만에 기록적 폭우가 내린 지난해 8월 8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 근처의 한 건물.


붉은색 비옷을 걸친 여성과 우산을 든 남성이 건물을 나섭니다.

40대 중년 남매의 모습입니다.

밖으로 나온 남매는 도로를 건너려다 맨홀에 빠져 실종됐고 며칠 뒤 모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남매의 유족은 서초구를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법원은 서초구가 총 16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맨홀의 설치·관리상 하자로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인다"며 "국가배상법에 따라 도로 관리청인 서초구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초구는 당시 맨홀 뚜껑이 열린 건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천재지변이라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항아리 지형인 강남역 일대에 이미 잦은 침수 피해가 있었고 2011년 집중호우 때도 맨홀 뚜껑이 이탈한 적이 있었다며, 천재지변이 아닌 서초구의 관리 부실을 지적했습니다.

다만, 당시 고인들이 도로를 주의 깊게 확인하지 않은 과실은 20% 있다고 봤습니다.

배상액 책정에서는 사고가 없었더라면 장래에 얻을 수 있는 기대 수입이 반영됐습니다.

사망 당시 만 49살이었던 누나는 65살까지 약 3억 1천만 원을 벌 수 있다고 봤고, 회계사로 일했던 만 46살 남동생은 65살까지 약 12억 3천만 원을 벌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장례비와 위자료까지 합쳐 총배상액은 16억 4천여만 원이 됐습니다.

서초구청은 유가족들에게 거듭 위로를 드린다며 항소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여현교 기자 yh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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