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서 일하다 '일산화탄소 중독' 사망…남편 찾으러 온 아내도 쓰러져
경기 평택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혼자 일하던 7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져 숨졌습니다. 농기계에서 나온 일산화탄소가 밀폐된 공간에 들이차면서 변을 당한 걸로 보이는데, 환기를 잘 안하게 되는 겨울에 이런 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이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흙 묻은 외투가 바닥에 나뒹굴고, 농기계는 멈춰 섰습니다.
갈아 놓은 밭 옆에는 심지 못한 파 모종이 쌓여 있습니다.
어제 오후 5시 42분쯤, 이 비닐하우스에서 혼자 일하던 70대 남성이 쓰러졌습니다.
[이웃 주민 : 채소라도 심으려고 그랬는지 거기를 들어가서 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죠.]
연락이 안 되는 남편을 찾으러 온 아내도 쓰러졌습니다.
밭 가는 기계에서 나온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거로 추정됩니다.
[출동 소방대원 : 도착했을 때는 일단 두 분 다 쓰러져 계셨고요. 안에서 이제 냄새가 너무 많이 나서…]
남편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고, 아내는 치료 받고 깨어났습니다.
창문 하나 없는 밀폐된 환경이 문제였습니다.
비닐하우스는 에어캡과 비닐로 겹겹이 싸여 있습니다. 지금은 환기를 위해 이렇게 옆면을 뜯어놨는데요. 그런데도 이곳엔 매연 냄새가 가득합니다.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환기가 어려운 겨울철에 집중됩니다.
2019년부터 3년 간 471건 발생했는데, 12월부터 2월 사이 사고가 전체의 절반이 넘습니다.
색과 냄새가 없어 알아차리기가 어렵습니다.
[박재성/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느꼈을 때는 이미 늦은 상황이 되는 거죠. 스스로 탈출하지 못하고 거기서 더 증상이 심해지는…]
추워도 환기를 자주하고, 일산화탄소 감지기를 설치해 두는 게 사고를 막는 방법입니다.
[영상디자인 김관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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