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자회사와 내년도 계약 앞두고 노동자 처우개선 외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자회사인 인천공항시설관리㈜와의 내년도 용역 계약을 앞두고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내년에는 제2여객터미널(T2) 4단계 시설의 신규 운영을 예정하고 있음에도 인력 충원 계획도 없어 노동 강도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27일 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번주 중 자회사인 시설관리와 2024년도 용역 계약을 위한 최종 협상을 한다.
시설관리는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정책에 따라 공항공사가 설립한 자회사다. 전기,기계,건축,통신 등 공항의 시설관리 및 보수를 담당한다. 정원은 3천688명이지만, 현재 149명이 부족한 3천539명이 일하고 있다.
그러나 공항공사는 자회사와의 내년도 계약에 올해와 다른 이윤지급체계를 제시하면서 시설관리와 노동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공항공사는 올해까지 과업완성도 평가 점수에 따라 7개 구간을 나눠 시설관리에 용역계약 고정비(인건비 포함)의 일부를 이윤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 이윤은 시설관리 직원들의 임금인상분이나 직급수당 등으로 사용한다.
평가 결과 90점을 넘으면 10%를, 88점에서 90점은 9.6%, 86~88점은 9.2%만 지급하는 식이다. 그러나 2024년도에는 98점에서 100점은 10%, 97~98점은 7.74%, 96~97점 5.99%, 94~96점은 4.64%의 이윤을 지급하는 등의 10단계 구간으로 분류했다.
시설관리는 올해 과업완성도 평가 결과 94점을 받았는데, 새로운 이윤지급체계를 적용하면 4.64%의 이윤율을 적용받는다. 2024년도 용역계약 고정비를 약 2천749억원으로 예상했을 때 시설관리 입장에서는 1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노동자들과 시설관리 측은 임금 동결 및 적자 발생이 불 보듯 뻔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공항공사는 내년께 제2여객터미널(T2) 4단계 증설 공사를 마치고 시설물을 추가로 운영한다. 하지만 시설관리는 공항공사로부터 추가 시설물 유지관리 인원의 증원방안을 제안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도 시설관리 정원 3천688명 중 149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업무 강도가 높아지고, 이는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인천공항시설관리노동조합 관계자는 “공항공사는 새로운 과업완성도 평가를 적용해 기어이 시설관리의 이윤을 깍아내려는 터무니없는 계약 방침을 내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자회사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재원의 씨를 말려 우리의 목줄을 쥐고 흔들려 하는 것”이라며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은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계약을 거부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설관리 관계자도 “우리도 이번 공항공사가 제시하는 계약 조건은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며 “T2 4단계 시설 오픈을 앞두고도 사람을 늘리지 않겠다는 게 공항공사의 입장인데, 이 부분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 관계자는 “시설관리와 계약 절차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협상 중인 사안을 말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마치 공항공사가 시설관리 직원들에게 임금을 주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이는 굉장히 부적절한 내용”이라며 “우리가 계약 대가를 시설관리에 주면, 이를 바탕으로 시설관리는 직원들과 임금 협상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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