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이 짧은 생을 마감했다.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지 약 두 달만이다.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동료들을 비롯해 방송계는 애도를 표했다. 무명 배우에서 글로벌 스타까지, 그의 커리어를 오랫동안 지켜봐온 대중들 역시 큰 충격을 받았다.
27일 오전 10시 30분께 이선균은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이선균이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갔다"는 신고를 받고 수색한 끝에 차량 안에서 사망한 이선균을 발견했다.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죄송하다.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며 이선균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이어 "부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억울하지 않도록 억측이나 추측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 및 이를 토대로 한 악의적인 보도는 자제해 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이선균의 장례는 유가족 및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9일 엄수된다. 아내인 전혜진이 상주로 이름을 올렸다. 빈소에는 유족과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이 조문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는 전북 부안군에 위치한 선영이다.
방송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드라마 제작발표회, 배우 인터뷰 등이 줄줄이 취소 혹은 연기됐다. 배우 박민영 주연의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금일 오후 2시 진행 예정이던 제작발표회를 내년 1월 1일 녹화 중계로 연기했다.
이밖에도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 출연한 김성균의 인터뷰가 취소되고,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서울의 봄' 무대 인사 역시 취소됐다.
연예계 동료들도 각자의 SNS를 통해 잇따라 애도를 표했다. 배우 류승수는 "오늘 기사를 보는 순간 심장이 멈추는 듯 했다. 배우로서 충분히 모든 감정과 아픔, 후회, 들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고 전했고, 수현은 "모든 사람은 자신의 실수에 대해 용서받을 자격이 있다"며 "한국 연예계는 위대한 인재를 잃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방송인 장성규, 윤택, 김송, 김이나 등도 세상을 떠난 이선균을 추모했다.
이선균은 지난 10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대마초 등 여러 종류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선균은 경찰에 출석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많은 분께 큰 실망감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힘든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심경을 전했다.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에 이어 모발 등을 채취해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던 그다. 지난 23일 19시간 동안 밤샘 조사를 받은 것이 그의 마지막 경찰 조사였다. 그러나 이선균이 사망함에 따라 마약 투약 혐의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1975년생으로 향년 4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이선균.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과를 졸업하고 1999년 비쥬의 '괜찮아' 뮤직비디오로 처음 대중에 모습을 비췄다. MBC 드라마 '하얀 거탑', '파스타', '커피프린스 1호점' 등에 출연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2018년에는 가수 겸 배우 아이유와 tvN '나의 아저씨'에 출연해 호평을 받았다.
스크린에서도 활약했다. '옥희의 영화' 등 홍상수 감독의 영화 다수에 출연했고, '화차', '내 아내의 모든 것', '끝까지 간다' 등에서 주연으로 출연했다.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거머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출연하며 글로벌 스타로서도 입지를 다졌다. 올해 개봉한 영화 '잠'에 정유미와 함께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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