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창비어린이' 20주년…그림책 다음을 보다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아동문학 전문 비평지인 창비어린이에서 올해 창간 20주년을 기념해 특집호를 만들고 있는데요.
봄, 여름 가을을 지나 마지막 겨울호에선 세계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우리 그림책에 관해 다뤘다고 합니다.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모시고 이야기 더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먼저 저희 시청자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김지은입니다.
저는 서울예술대학교에서 문예창작전공 학생들과 함께 그림책 아동문학을 연구하고 평론하고 또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반갑습니다.
최근에 창비어린이 20주년 특집호인 겨울호가 나왔습니다.
20주년을 맞아서 또 사계절을 차례로 지나오신 소회가 궁금한데요.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네 개간 창비어린이 첫 호가 나왔던 2003년 봄은 우리 아동문학과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시절입니다.
20년 동안 그 독자 여러분들의 열정과 또 그것을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작가 여러분들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셨고요.
결국은 그 작품을 읽고 또 웃고 울고 또 그 아이들과 함께 곁에서 독자가 되어 주셨던 많은 독자, 사서 선생님 또 교사분들 이런 분들이 다 오늘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그동안 꿈꿔왔던 그림책의 세계가 지금 어떻게 만들어져 있고 또 앞으로 어떻게 나가면 좋을지는 이번 특집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번 겨울호 주제가 그림책 '다음을 보다'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의미가 담겼을까요?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우리 그림책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약간 출발이 늦었습니다.
그렇지만 뛰어난 예술성과 또 작품성을 가지고 세계의 독자를 만나면서 지금은 세계 그림책 안에서도 중심에 우뚝 서 있습니다.
그동안 이 세계를 가꾸어 왔던 출판 인쇄 노동자분들도 계시고 또 많은 디자이너와 편집자들의 노고도 있었는데요.
과정을 거쳐서 이제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사랑하는 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번 기획은 그동안의 노력을 살펴보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림책 창작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졌고 또 유통과 출판은 어떻게 성장했는지 그리고 예술로서 그림책이 나아갈 지점은 어떻게 마련해 볼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고요.
또 지역에서 시민들이 그림책을 향유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벌여오셨는지도 이번 특집에서 확인하실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다들 아시는 백희나 작가, 이수지 작가의 세계적인 상 수상 이후에 우리 그림책은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에 대한 발전 방향 얘기도 담고 있습니다.
15분의 작가가 이제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서 미래에는 이렇게 그림책이 갔으면 좋겠다라는 얘기를 하고 계시는데요.
그런 인터뷰 지면은 이제 우리가 아마 앞으로 상상해 보게 될 그림책의 미래 목소리를 보는 어떤 하나의 증명이 될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우리 그림책의 미래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사실 우리 그림책이 요즘 세계 무대에서 굉장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굉장히 유명한 상도 많이 받고 있는데 평론가님께서는 이렇게 우리 그림책이 인정받고 있는 비결은 뭐라고 보십니까?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무엇보다 그림책을 창작해온 작가들의 꺾이지 않는 의지였던 것 같습니다.
모든 예술은 외롭고 또 고독한 환경에서 그렇게 진행되지만 그림책 분야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가운데도 열심히 일하는 그런 분야는 드물었던 것 같습니다.
백희나 작가는 아시다시피 저작권의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창작 열정을 꺾지 않았고요.
또 이수지 작가는 스스로가 자신의 책을 가지고 직접 출판사를 찾아가고 세계적인 도서전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그림책이라는 단어 자체가 공공문서에도 없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시절에 작가와 출판인들은 그림책 협회를 만들고 또 국회에도 찾아가고 이렇게 하면서 우리가 이 분야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고요.
또 독자들은 구석구석 어린이가 있는 곳에 있는 작은 책방을 찾고 또 책방 주인들은 그곳을 지키면서 오늘까지 이렇게 찾아오게 된 그림책이 이렇게 세계 속의 작품이 되게 된 과정을 만들어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창비인 인터뷰를 보시면 그동안 출판인들이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도 아실 수가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렇게 치열한 노력 끝에 이제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됐지만 아직도 국내 창작 환경이 열악하다는 의견도 많이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 뭐라고 보십니까?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최근 2~3년 정도는 공공지원도 제 눈에 띄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지원이 지속적으로 계속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기적을 바라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작가들은 독자가 있어야 작품을 계속할 수 있고 또 독자는 책을 구매해서 작가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다음 작품을 기다릴 수 있는 거거든요.
또 공공에서는 독자와 작가가 이렇게 만날 수 있는 책방의 모임이라든지 도서관의 여러 공부 모임들을 지원해 줄 수가 있는 건데요.
이런 일에 좀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림책은 어린이와 함께 살아가는 하나의 문화 생태계이기 때문에 그 생태계 속에서 실물의 그림책을 사고 또 그 그림책을 함께 나누는 그런 문화가 좀 더 정착이 되었으면 좋겠고요.
저희가 특히 이제 신작을 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는 많은 독자 여러분들이 좀 더 이 그림책의 새로운 작품 세계에 관심을 꾸준히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이 그림책을 독립된 장르로 보기보다는 어린이 문학의 어떤 하위 장르로 인식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거든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요즘은 많은 분들이 용어를 바꾸셨지만 저희를 동화라고 부르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은 그림책입니다.
해외에서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다 볼 수 있는 서가에 분류를 하고 있고요.
저희가 이 어린이가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는 예술적인 체험의 공간 갤러리라고 생각하시면서 이 그림책을 그냥 교육적 목적으로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외국 같은 경우에 그림책 원화가 매우 희소성을 지닌 예술품으로도 많이 인정받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점차 그런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 평론가님께서는 좋은 그림책이란 어떤 작품이라고 보십니까?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좋은 그림책 너무 어려운 질문인데요.
작가가 자신의 예술 세계를 정확하게 드러내는 작품, 그리고 독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재미있는 작품, 또 시대와 역사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작품, 그리고 출판과 제작 과정에서 여러 주체의 권리가 잘 보장되어서 누구나 다 부끄럽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면 좋겠고요.
무엇보다 편집과 디자인의 우수한 역량이 책 안에 집결되어 있는 작품.
그런 작품이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림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들어봤는데 마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저희가 이 그림책을 사랑해 주시는 독자 여러분들을 만날 때마다 책을 만들고 비평하는 사람들은 힘이 납니다.
많은 분들, 우리 독자 여러분 또 그림책 생태계 만들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요.
정부는 이 책이 지니고 있는 이런 다정한 에너지들이 우리 곁에서 오래 숨 쉬고 또 세계 속에서 그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꾸준한 지원을 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그림책 분야에서 독자로 또 관계자로 함께한 지가 30년 정도가 되었는데요.
아마 이 그림책이 없었으면 개인적으로도 힘든 순간들을 어떻게 보냈을까 싶어요.
그만큼 대중적이고 따뜻하고 또 세대를 나누지 않는 좋은 예술입니다.
지금까지 독자 여러분의 사랑에 감사드리면서 앞으로도 우리 그림책을 많이 지원해 주시고 응원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서현아 앵커
압축된 그림을 통해서 우리 사회에 아주 풍부한 의미를 전하는 이 그림책의 매력.
새해에도 많은 독자들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평론가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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