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무혐의`, 이씨 사망...`밥 짓다 죽 된` 연예인 마약 수사

박양수 2023. 12. 2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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먀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아오던 배우 이선균(48)씨가 사망하면서, 비판의 화살이 경찰에게 몰리고 있다.

내사 단계부터 대상자 명단이 유출되고, 뚜렷한 물증 없이 마약 사범인 유흥업계 종사자의 진술에만 의존해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경찰은 마약 제공·투약 혐의로 구속한 성형외과 의사(남·42) 등 2명을 수사 중이고, 나머지 3명은 여전히 내사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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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 단계서 이선균 수사 정보 유출
"뚜렷한 물증 없이 유흥업소 실장 진술 의존"
경찰 "수사 정보 공개한 적 없다"
지난달 6일 경찰 출석하는 지드래곤. [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48)씨가 23일 오전 3번째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출석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먀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아오던 배우 이선균(48)씨가 사망하면서, 비판의 화살이 경찰에게 몰리고 있다. 내사 단계부터 대상자 명단이 유출되고, 뚜렷한 물증 없이 마약 사범인 유흥업계 종사자의 진술에만 의존해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연예인 등 마약 투약 사건'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10월 19일 한 지역매체에 보도되면서다.

당시 이 사건은 경찰이 단순 첩보를 토대로 기초 조사를 하던 '입건 전 조사(내사)' 단계였다. 결과에 따라선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되는 톱배우 관련 사안이지만, 조사 사실이 외부에 유출된 것이다.

그로부터 1주일 뒤 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는 사실이 경찰 밖으로 알려졌다. 그로인해 지드래곤은 이미지에 엄청난 치명타를 입게 된다.

세상의 이목이 집중됐던 조사 과정과는 대조적으로 검찰에 송치된 인물은 유흥업소 실장 A(여·29)씨, 유흥업소 종업원 B씨(여·26), 방송인 출신 작곡가 정다은(여·31)씨 등 3명이 전부다.

가수 권씨는 '혐의없음'으로 불송치됐고, 배우 이씨도 사망함에 따라 그의 사건도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마약 제공·투약 혐의로 구속한 성형외과 의사(남·42) 등 2명을 수사 중이고, 나머지 3명은 여전히 내사 대상이다.

이런 수사 과정을 짚어보며, 경찰이 내사 단계 때부터 정보 유출을 막지 못했고 결국 수사도 차질을 빚게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명인 마약 관련 수사 경험을 가진 한 경찰관은 "내사 대상자들의 이름이 초기 단계 때부터 오르내린 사례는 흔치 않다"며 "내사 정보가 알려지면 전략이 노출돼 결국 향후 수사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난달 13일 경찰청의 한 간부는 정례 브리핑에서 "이런 수사를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죽이 될지 밥이 될지 모르는 상황인데, 불에 안치기도 전에 알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뚜렷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된 '무리한 수사'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경찰은 마약 투약 등 전과 6범인 유흥업소 A씨의 진술 내용에 의존해 수사를 시작해 제때 구체적 증거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경찰이 확보한 이씨 체모에선 1차 간이시약 검사와 2차 정밀감정에서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씨를 3차례 소환조사하고, 지난 23일 3차 조사에선 19시간 동안 강도 높은 밤샘 조사를 했지만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에 "마약범죄 수사는 국과수 감정 결과뿐만 아니라 관련자 진술과 포렌식 자료 등을 종합해 혐의 유무를 판단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수사를 받던 도중 돌아가셔서 안타까움 마음"이라며 "유가족분들께는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려고 했고 외부에는 수사 정보를 공개한 적이 없다"며 "언론에도 최대한 실명이 보도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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