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 "상업용부동산, 내년 하반기 이후 투자 적기"
자금경색·성장 둔화로 부채 부담↑…우량자산 '쏠림'
상반기 개발사업 리스크 확대…"하반기 조정 가능성"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투자 적기는 내년 하반기 이후라는 전망이 나왔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의 차환 어려움과 신용경색이 내년 상반기 본격화되면서 가격이 조정된 후에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내년 기관 투자자의 ‘옥석 가리기’로 자산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지스자산운용 투자전략실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이지스 시장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7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는 10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9.3% 감소했다. 서울 오피스 거래 규모는 5조9000억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48.6% 줄었다. 물류센터는 3조4000억원으로 43% 감소했다.
올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단기간에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및 거래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유동성 확장 국면에 자산가치가 급격히 상승했던 만큼 일본, 싱가포르 등 타 아시아 권역 대비 가격 및 거래 변동성이 컸다.
상대적으로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투자 방식도 금리 인상으로 인한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프라임급 오피스, 물류센터 임대 시장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 감소와 자산 가치 하락에도 타 선진국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서울 지역 오피스의 평균 공실률은 2.2%로 자연 공실률(5%)보다 낮았다. 전용면적당 임대료(NOC)도 상승세다. 오피스 신규 공급 부족에 따른 것이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고금리 부담에 따른 수요 위축도 일부 가시화되고 있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과도한 레버리지에 의한 성장에서 레버리지로 인한 리스크 국면으로 내년 본격적인 전환이 전망된다.
이같은 전망의 배경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금경색과 조달비용 감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등에 따른 신용 리스크 증가 △ 제조·수출 중심의 경제 이탈에 따른 성장 둔화 등이다.
내년 시장을 읽는 주요 키워드로는 ‘웨이트 앤 씨’(관망세), ‘플라이트 투 퀄리티’(안전자산 선호), ‘밸류 포 머니 게임’(가성비 경쟁) 등이 제시됐다.
최근 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기관투자자의 신중한 태도로 관망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사업의 자금조달 이슈가 내년 상반기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내년 하반기 가격 조정을 거쳐 연말부터 투자 심리가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금리, 건설비 등 비용 인상으로 주요 업무권역의 신규 공급이 제한적인 데 따라 신규 개발 물건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수준이 높은 코어(핵심)자산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임차인과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품질을 갖춘 오피스에 대한 ‘투자 쏠림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비 절감에 민감한 중소·중견기업들은 마곡에 신규 공급되는 오피스 등 가성비 높은 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물류센터의 경우도 임차인의 이전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특성을 갖고 있어서 가성비 중심의 이전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자본조달 어려움으로 투자자의 보수적인 시각이 강해진 만큼 전략적 포트폴리오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금리 등 외부 변동성에도 안정적 수익률을 제공하기 위한 투자구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 안정성·수익성 확보를 위한 전략투자와 산업·사회 구조 변화에 따른 유망섹터 투자 기회를 선점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투자 구조, 상품, 방식 등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수 (sung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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