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정치 혁신의 출발점은 기득권 내려놓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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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6일 위원장 수락 연설에서 총선 불출마와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다.
"선당후사가 아니라 선민후사" "국민의힘보다 국민이 우선"이라는 말로 오직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직 법무부 장관에서 여당 비대위원장으로 직행한 일은 처음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여당인 국민의힘의 사정이 다급함을 보여준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다음 총선이 당의 운명을 결정할 마지막 무대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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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중진들의 화답 이어져야
현직 법무부 장관에서 여당 비대위원장으로 직행한 일은 처음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여당인 국민의힘의 사정이 다급함을 보여준다. 100일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하루아침에 당 혁신의 책임을 짊어진 한 위원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비대위 구성만 벌써 세 번째다. 종전의 비대위들도 쇄신을 외치면서 그 나름의 대안을 제시했지만, 국민의힘은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의힘의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다. 혁신은 말로만 할 뿐 기득권의 달콤함에 빠져 포기할 줄 모르는 것이다.
야당의 폭주와 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에도 여당 지지율이 왜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부터 깨달아야 한다. 국민은 아는데 정작 당과 당직자, 의원들은 모른다. 한 위원장의 불출마와 특권 포기 선언은 그런 점에서 여당에서 한줄기 희망을 느끼게 해준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힘을 쓸 수도 없었겠지만, 야당의 정략에 휘말려 여당은 결과적으로 헛심만 쓴 꼴이 되고 말았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야당의 잘못만 비판하고 싸우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환골탈태하여 바른 정치의 모범을 보여달라는 것이었다. 국민이 여당을 바라보는 이미지는 권력, 기득권, 권세, 권위로서 모두 권세 권(權)자가 들어간다. 거기에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의 강한 인상과 강경 모드가 겹쳐서 강한 권세로 국민들 앞에 다가왔다.
이제 국민의힘이 살길은 모두 내려놓는 것이다. 과거 수구 여당의 구태의 옷을 과감히 벗어던져야 한다. 그러자면 당도 달라지고 대통령도 바뀌어야 한다. 40년 전 군부정권과 현재의 윤석열 정부는 완전히 다른 정권임을 국민에게 선명하게 보여줘야 지지를 얻는다. 확실히 차별화하지 못하니 야당의 조롱에도 속수무책인 것이다.
야당의 정치방식이 다수 의석을 업은 구시대적 행태임은 맞지만, 여당도 자유롭지 않다. 여당 혁신 이전에 한국 정치를 쇄신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불체포특권만 포기할 것이 아니라 180가지나 된다는 의원 특권 중 많은 것들을 던지고 진정한 국민의 공복이 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인적 쇄신은 한 위원장의 첫 번째 과제다. 사람을 그대로 두고 쇄신과 혁신을 논할 수도, 바랄 수도 없다. 종전 비대위들의 인적 쇄신은 번번이 기득권에 가로막혀 실패하고 말았다.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세대교체를 이뤄야 한다. 또한 혁신은 당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대통령실과 나아가 윤 대통령의 공감대가 형성돼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당만의 혁신으로는 혁신이 완성될 수 없다.
한 위원장의 의지가 결실을 얻으려면 희생과 양보 없이는 불가능하다. 불출마 선언은 스스로 하나의 솔선수범이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잘잘못을 떠나 국민의힘 중진들의 화답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다음 총선이 당의 운명을 결정할 마지막 무대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대통령과 국회가 사사건건 대립하는 현재 정치구조가 유지되면 개혁은 물론이고 정책을 제대로 펼치지 못해 국가적 손실이 따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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