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 기준 없고, 점검도 허점”…눈썰매장 안전실태 조사 착수
[KBS 청주] [앵커]
청주시 눈썰매장 붕괴 사고 이후, 사고 원인과 책임 등을 살펴보는 경찰 수사가 시작됐는데요.
무너진 보행통로 구조물은 이용객 안전을 위한 뚜렷한 설치 기준도, 점검 기준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부는 전국 주요 눈썰매장 안전 실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송국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눈썰매장 보행통로가 눈덩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습니다.
눈 깜짝할 새 벌어진 붕괴 사고에 현장은 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석성원/청주 동부소방서 현장지휘팀장 : "얼음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사람이 (다쳤습니다). 의식 없었는데 심폐소생술로 깨어났습니다."]
민간업체에 위탁 운영을 맡겼던 청주시는 사고가 난 눈썰매장 운영을 잠정 중단하고 붕괴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또, 시설 개장 직전에 세 차례 나 안전 점검했지만, 사고 위험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설치 당시 보행 통로에 대한 설계나 안전 기준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체육시설법상 '신고' 대상인 썰매장업은 눈 살포기 등 슬로프 관련 시설과 편의 시설, 그리고 안전망 등의 안전 시설만 갖추면 운영할 수 있습니다.
지켜야 할 별도의 안전 기준도 안전요원 배치 등 슬로프와 관련된 내용이 전부입니다.
이번에 붕괴 사고가 난 보행통로 구조물 등 주변 시설물에 대해선 구체적인 설치 기준이 없다 보니 사고 대비가 허술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실제 청주시의 조사 결과, 또 다른 눈썰매장 두 곳의 보행통로 시설물도 비닐하우스나 비 가림 형태로 제각각이었습니다.
[최원근/청주시 안전정책과장 : "저희가 (눈썰매장 운영) 업체분들을 만나서 이번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그에 대한 '눈 치우기'라든지 당부 조치를 했고요."]
행정안전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국 모든 지자체에 눈썰매장과 스키장, 겨울 행사장 등 비슷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시설의 안전 실태를 점검하라고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송국회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그래픽:최윤우
송국회 기자 (skh092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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