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과 친분에 김홍일 "공은 공, 사는 사...방통위 업무 열심히 파악하겠다"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전문성 지적에 "도움 받아 열심히 파악"
누명 피해자에 "가슴에 돌 하나 내려놓고파"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의 인사청문회에서는 검사 출신인 그가 방통위원장직을 수행할 전문성이 있는지가 최대 쟁점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에게 방송통신 관련 분야 경력이 전무하다는 점을 꼬집으며 윤석열 대통령의 '검사 선배'여서 지명된 '위법 인사'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를 엄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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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문외한·위법" 지적에 "도움 받아 파악"

민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를 '방송통신 문외한'이라 지칭하며 정부의 방송, 정보통신, 언론 정책을 관장할 자격이 없다고 몰아붙였다. 민형배 의원은 "방통위법 5조 1항에는 '위원장은 방송 및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성을 고려하여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돼 있다"며 "따라서 (김 후보자 임명은) 위법"이라고 말했다. 이소영 의원도 "검사 시절 방송통신 분야 수사 경험이 없고 변호사 시절 관련 사건 변론 경험도 없으며 그 외에도 관련 경력이 없는 김 후보자는 말하자면 문외한"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사 퇴임 이후) 법무법인 세종에서 형사팀 변호사를 지낸 경험이 방통위원장 직무에 어떤 방식으로 도움이 되는가"라고 반문한 뒤 "방송사 사주들 편들어 주고 변호하는 데만 도움 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방통위법은 판사, 검사, 변호사로 15년 이상 재직한 사람을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할 수 있게 돼 있다"며 "법령상 결격 사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계속되는 전문성 결여 지적에 김 후보자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주위의 전문가들이나 방통위 조직 내부의 도움을 받아 업무를 정성껏 열심히 파악해서 업무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대검찰청 중수부장 시절 윤 대통령의 직속 상관이었던 점이 방통위 독립성과 중립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김 후보자는 "인사권자와 친한 인연은 인연이고, 공은 공이고 사는 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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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전 누명 피해자에 "사죄하고 싶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장제원 과방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김 후보자가 검사 시절인 31년 전 기소해 누명을 썼던 이른바 '김 순경 사건'도 쟁점이었다. 1992년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당시 현직 경찰관이 12년형을 선고받고 1년여의 옥살이 끝에 누명을 벗은 사건으로, 영화 '마더'의 모티프가 되기도 했다. 피해자 김씨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자가 끝까지 동료 탓으로 돌리고 사과 한마디 없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당시 조사한 결과 '(김씨가) 범인이구나' 생각해서 기소했다"면서도 "가슴 아프고 나 때문에 어려움을 당했던 일에 대해 사죄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늘 사과하라"는 허숙정 민주당 의원의 요구에 김 후보자는 사과를 약속했으나, 김씨는 이미 국회를 떠난 후였다. 김 후보자는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연락을 해서 그런(사과할) 기회를 만들겠다"며 "개인적으로 가슴에 있는 돌 하나를 내려놓고 싶다"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문이림 인턴 기자 yirim@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