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대입 개편안 확정…선택과목 없애고 심화수학 빠져

사회·과학탐구 → '통합사회' '통합과학'
사교육 역효과 우려…학생·학부모 혼란

27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제공

현 중2 학생들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선택과목 없이 통합형으로 치러진다.

찬반 논란이 일었던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 과목은 도입되지 않는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 사교육 부담과 학생들의 경쟁 부담을 줄였다고 강조했지만, 일각에서는 대입 변별력이 낮아지고, 대학별 고사가 강화되는 등 우려도 나온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7일 브리핑을 열고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확정·발표했다.

주요 골자는 공통과목 중심의 '통합형' 체제의 도입이다. 국어, 수학, 사회·과학탐구, 직업탐구 영역은 선택과목이 폐지된다. 국어 영역은 화법과 언어, 독서와 작문, 문학이 합쳐지며 수학영역은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가 합쳐진다. 사회·과학탐구영역은 현 교육과정 과목인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이 출제범위다.

당초 교육부는 미적분Ⅱ·기하를 '심화수학' 선택과목으로 두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사교육 유발 논란과 국가교육위원회의 권고를 바탕으로 심화수학을 수능에 포함하지 않기로 결론지었다.

교육부는 "심화수학 신설로 사교육이 유발되고 학생·학부모 부담을 가중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며 "대학은 학생부를 통해 학생의 수학적 역량과 심화학습 여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교 내신은 상대평가 9등급에서 5등급 체제로 바뀐다. 과목별 절대평가(A-E)와 상대평가(1-5등급) 성적을 함께 기재하게 된다. 다만, 전체 사회·과학 과목 중 상대평가가 어려운 융합 선택과목 9개에서는 상대평가 석차등급을 기재하지 않고 절대평가만 적용하기로 했다. 체육·예술·과학탐구실험·교양 과목도 석차등급을 기재하지 않는다.

교육부는 2028수능 개편안에 따른 통합사회·통합과학 예시 문항을 내년 중 공개할 계획이다.

많은 논란을 낳았던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이 확정되면서 일각에선 사교육 부담을 경감한다는 교육부 취지와 달리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화수학이 제외돼 수학 난이도가 낮아지면서 대학들이 최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하기 위해 별도 고사를 강화, 수험생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일부 상위권 대학, 의대 등 이공계 학과에서 정시에서는 학교내신 심화수학교과 관련 과목을 전형 자료로 반영하는 대학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시에서도 면접, 논술 등을 통해 관련 이공계 학과들에서는 심화수학에 대한 평가가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뀌는 입시제도에 학생·학부모도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기존에는 사회 또는 과학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각 과목을 모두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전지역 한 학부모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 도입은) 문과 성향을 가진 학생들에게는 불리한 것 아니냐"며 "문·이과 통합 수능이 도입된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또 대입 개편이 이뤄지는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입시제도가 바뀌니 일관성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