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에어컨은 LG"… 밀려드는 주문에 생산라인 풀가동 [태국 LG전자 가전공장을 가다]

김기석 2023. 12. 2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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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태국 내수 30%이상 점유
올해 사상최대 매출 달성 전망
현지 채용직원이 생산라인 운영
헌혈캠페인 등 사회공헌도 활발
공장에 4.2㎿ 태양광 발전 구축
LG전자는 지난 1997년 법인 설립 이후 다양한 지역 맞춤형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해왔다. LG전자 태국법인 직원들이 헌혈 캠페인을 통해 마련한 헌혈증을 지역 병원에 기증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태국 법인 직원들이 현지 맹인센터를 찾아 지역 학생들의 점자교육을 돕고 있는 모습. LG전자 제공
LG전자 태국 생산법인 공장 위에 설치된 태양광 지붕. 현재 라용 공장의 연간 전력량 중 약 20%를 대체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라용(태국)=김기석 기자】 지난 21일 태국 방콕에서 남서쪽으로 2시간여를 달리자 커다란 'LG' 간판이 보였다. 태국 라용주에 위치한 LG전자 태국법인(LGETH)의 공장이다. 태국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브랜드를 많이 보지 못하다 보니 상당히 반가웠다. 태국이 아세안 국가 중에 한국을 가장 많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우리 기업의 진출은 활발하지 못한 상황이다. 전체 진출기업 수는 400여개에 불과하고 대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포스코 등만 진출했다. 'Life's Good Gateway'라는 문을 통과해 공장 안으로 들어가자 대형 천막이 눈에 들어왔다. 한눈에 보기에도 수백명이 한번에 들어갈 수 있는 규모의 천막이다. 박용호 LG전자 태국 생산법인장은 "연말 연초에 직원들이 '뉴이어파티'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혹시 비가 와서 파티에 지장을 줄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인화'의 LG라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세탁기 내수 1등, 점유율 30% 이상

1997년 5월 설립된 LG전자 태국법인은 제조와 판매를 모두 하는 제판법인이다. 판매법인은 태국 수도인 방콕에 있고, 생산법인은 방콕에서 남쪽으로 약 200㎞ 떨어진 라용주에 있다.

LG전자 태국법인은 지난 1998년 세탁기를 생산하며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2002년부터는 에어컨 생산을 시작했고, 2004년에는 생활가전의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도 생산하는 등 생산품목을 다양화했다.

현지에서 생산된 제품은 태국 내수시장은 물론 동남아시아, 북미,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된다.

효자상품은 세탁기.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세탁기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어 에어컨 매출비중이 35%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컴프레서 매출비중이 작기는 하지만 미래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박 법인장은 "세탁기의 경우 태국 전체 내수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달성하고 있다"면서 "생산성 향상을 통해 내년에는 내수 비중을 더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 태국법인은 현재 몰려드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세탁기의 경우 두개 라인을 돌리고 있는데 한개 라인은 2교대로 운영하고 있다. 생산성을 끌어올려 두개 라인 모두 1교대로도 물량을 맞출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사상 최대 매출 달성

LG전자 태국법인이 생산하는 세탁기와 에어컨 등은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인근 동남아는 물론 미국을 포함한 북미, 중남미, 이라크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박 법인장은 "인구가 약 7000만명에 달하는 태국은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도로, 전력공급, 통신 등과 같은 기초적인 사회간접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면서 "또 지리적으로도 동남아 중심에 위치해 수출 등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수출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인근 동남아 국가는 물론 미국, 한국 등 세계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 그 비중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국 내수시장 확대와 수출 증대를 통해 LG전자 태국법인은 올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법인장은 "물류비를 낮춰 다른 브랜드는 물론 LG전자 다른 글로벌 공장 대비 가격경쟁력을 강화했다"면서 "올해 미국에 새롭게 제품을 납품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세계 각 공장에 스윙체제를 갖추고 서로 경쟁을 시켜 제품을 납품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올해는 온라인 비즈니스도 시작했다"면서 "내년에도 올해보다 15% 이상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화·사회공헌활동 강화

LG전자 태국법인에서는 현재 170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이 중 주재원은 14명이고 나머지는 현지 채용인원이다.

LG전자는 철저하게 현지화에 나서 30명의 현지인 팀장과 50명가량의 파트장을 고용하고 있다.

LG전자 태국 생산법인 관계자는 "전체 라인 운영부터 생산, 출하까지 현지 채용직원들이 운영을 하고 있다"면서 "주재원은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태국 현지인들의 성과가 다른 지역에 비해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사회공헌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활동이 △주거환경과 생활문화를 고려한 마케팅 활동 △맞춤형 사회공헌활동 등이다. LG전자는 태국에서 헌혈캠페인, 환경정화, 재해지역 복구지원, 맹인센터 후원 등 다양한 맞춤형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생산법인에 발전용량 기준 4.2㎿급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구축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건물 옥상에 설치된 9400여장의 태양광패널 면적은 2만826.44㎡(약 6300평), 축구장 3개 크기에 달한다. 현재 라용공장의 연간 전력량 중 약 20%를 대체하고 있으며 탄소배출량도 감축해 약 22만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를 내고 있다.

박 법인장은 "태국은 한국을 사랑하고 방문하고 싶어한다"면서 "태국에서 대표 한국기업으로서의 자부심을 지키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품질은 높이고 비용은 낮추며 납기는 제대로 지켜 전체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실적개선 추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지난 2018년 태국 최고층 건물이자 새로운 명소로 부상 중인 마하나콘 타워의 전망대 전용엘리베이터에 올레드 사이니지를 설치한 바 있다. 2022년에는 초대형 복합 스포츠문화공간 탑골프 메가시티에 'webOS' 운영체제 기반 상업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대거 공급하며, 태국 시장에서 기업·소비자간거래(B2C)는 물론 기업간거래(B2B) 사업으로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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