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원장 후보 청문회…"결격 사유 없어" "방송장악 하수인"(종합)

與 "방통위는 최종심판자…법·원칙 위해 법조인 임명"
野 "검사 이력 봐도 부적절한 인사…방송 문외한"

발언하는 김홍일 방통위원장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2.27 saba@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여야는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검찰 출신 이력을 두고 '적격성'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법과 원칙에 따라 방통위를 운영할 적임자라고 추켜세웠고, 더불어민주당은 방송 장악을 위한 '검사 공화국'의 부적절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기존 방통위원장들도 방송, 통신 전문가 아니다"라며 "전문성을 고려해 임명권자가 결정할 문제이고, 후보자가 위축될 필요가 없다. 자신감을 가지라"라고 말했다.

같은 당 홍석준 의원은 "역대 방통위원장을 보면 언론인, 정당인, 법조인 출신이 있다"며 "진영과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최종 심판자로서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해야 하므로 법조인이 임명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식 의원도 "법조인 출신으로 공정한 시각을 가지고 법과 절차, 원칙에 따라서 방송·통신 분야 신뢰성을 회복해 달라는 뜻으로 대통령이 지명한 것"이라며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기사와 같은 것을 근절하는 게 후보자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욱 의원은 "법령상 전혀 결격 사유가 없는 후보자를 야당이 무분별하게 전문성을 거론하며 비판하는 것은 오히려 야당의 적반하장"이라며 "입법부가 대통령의 고유한 인사권을 과도하게 부정하는 것은 삼권분립의 헌정 질서를 형해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두현 의원은 김 후보자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을 담당한 뒤 공적으로 훈장을 받았다는 야권의 의혹 제기에 "공무원 재직 중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하면 주는 것인데 봐주기 수사 대가로 받았다면 봐주기 수사가 미흡했겠다"고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방통위 규제 업무가 많아 법률가가 해야 한다면, 모든 부처에 규제 업무가 있다. 모든 장관을 법률가로 세워야 하는가"라며 "그러니까 검사 공화국, 검사의 나라라고 듣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이소영 의원도 "방송·통신 분야 문외한이 총괄 업무를 맡으면 되는가"라며 "강력부 검사로 조폭을 소탕한 경험은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이고, 변호사 시절 기업 오너 변호는 방송사주 편을 들어주는 데 도움 되는가"라고 비꼬았다.

이정문 의원은 "2011년 후보자가 중수부장일 때 대검에서 저축은행 부실 수사를 했는데 대장동 대출 건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대출 알선 혐의도 흐지부지 처리됐다"며 "당시 누군가가 수사를 봐달라는 개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찬대 의원은 "방송·통신 전문성은 물론 검사 이력을 봐도 부적절한 인사"라며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고 끝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형님이자 방송장악 하수인을 임명했다는 세평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경태 의원은 후보자가 지난 22일 국민권익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점을 거론,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줄행랑 사퇴하더니 권익위원장마저도 줄행랑 사퇴했다"면서 "권익위 시절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청탁금지법 위반은 조사에 바로 착수하더니 박민 KBS 사장 위반은 조사 착수도 안 한다. 내로남불 권익위였다"고 쏘아붙였다.

여야는 최근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가족·지인을 동원해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관련 민원을 방심위에 넣은 의혹이 있다는 보도를 두고도 공방했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민원은 친척이든 다 낼 수 있는 거 아닌가"라며 "민원인의 개인 정보는 법적 보호 대상인데 만약 나와서는 안 될 정보가 제공됐다면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친인척을 동원하거나 일반인 이름을 도용해 민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방심위는 어떤 것도 조작해 낼 수 있는 범죄집단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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