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자선냄비 기부 시각장애인, "더 어려운 이웃 위해 계속 나누고 살것"

CBS노컷뉴스 송주열 기자 2023. 12. 2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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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기획으로 온정이 필요한 사람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중도 실명을 당해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한 한 시각장애인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나눔의 삶을 살고 있어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한 김맹근 씨가 5년 전부터 자선냄비 종소리가 울리면 100만 원 씩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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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김맹근(오른쪽)씨가 구세군 자선냄비에 성금을 기부하고 있다. 사진 = 은평의마을


[앵커]

연말 기획으로 온정이 필요한 사람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중도 실명을 당해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한 한 시각장애인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나눔의 삶을 살고 있어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송주열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녹취] 신덕희 요양과장 / 은평의마을
"맹근님 오늘 하루 어떠셨어요? 괜찮으세요?
(네) 몸은 좀 어떠세요? (괜찮아요)
아픈 데는 없으시죠? 잘 지내시고 불편한 거 있으시면 이야기 해 주세요."

(장소) 시립 은평의마을 / 서울 은평구 구산동

구세군이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은혜롭고 평화로운 마을', 은평의마을에서 생활하는 김맹근 씨가 어깨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고속버스 운전기사였던 김맹근 씨는 지난 2010년 당뇨 합병증으로 실명한 뒤 2013년부터 은평의마을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으로 지낸 지 10년이 넘은 김맹근 씨는 부인과 사별 후 키운 두 딸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없다는 게 가장 가슴이 아픕니다.

[인터뷰] 김맹근(67세) / 은평의마을
"볼 수 있는 게 참 좋고…가슴이 좀 먹먹하네요. (딸 들이)보고 싶어도 말이나 듣지 볼 수 없으니까 오면 뭘 해 말 소리 만 듣고 내 가슴만 점점 아프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에 익숙해지기 까지 요양시설 선생님들이 없었다면 일상 생활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김맹근 씨.

[인터뷰] 김맹근(67세) / 은평의마을
"여러 가지로 다 고맙죠. 특히 저 같은 경우는 그냥 몸이 아픈 게 아니고 앞을 못 보기 때문에 정말 시각장애인 아닌 사람은 모를 거예요. 저 같은 경우는 선생님들이 손에 들려줘야 먹고, 밥도 가져다 줘야 찾아 먹고….혼자 있으면 그렇게 하겠습니까 혼자 있으면 못합니다."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한 김맹근 씨가 5년 전부터 자선냄비 종소리가 울리면 100만 원 씩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기초생활비로 받은 돈을 아끼고 아껴서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의 이웃들에게 써달라며 자선냄비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맹근(67세) / 은평의마을
"저도 힘들지만 여기서 용돈삼아 타서 제가 용돈 쓰고 남는 게 1년에 돈 100만 원 정도 됩니다. 그거 제가 주머니에 넣고 있어도 그렇고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면 나을까 해서 하는 거예요. 앞으로도 제가 살아있는 동안은 계속 그렇게 할 거예요."

김맹근 씨에게 기도제목을 물었습니다.

[인터뷰] 김맹근(67세) / 은평의마을
"1년이고 더 살면 다른 분들한테 조금이나마 어렵지 않게 해드리면 좋죠. 제 입장은 그거에요. 제가 너무 힘들게 살아가지고 저도 다른 사람들이 저 같이 안 살게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돌봄이 필요함에도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김맹근 씨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의미를 일깨우고 있습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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